[6번 국도] 태기산과 오대산의 향기를 바다까지 나르는 길, 봉평~주문진

여름 끝자락이면 어김없이 피어나는 하얀 메밀꽃과 월정사 천년의 숲길, 동해 최대의 어항인 주문진항까지 이어지는 길.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과 평창군 봉평면 경계에 양구두미재라는 고개가 있다. 구절양장 6번 국도의 이 고개를 넘어서면서부터 봉평~주문진 구간 드라이브가 시작된다. 보광휘닉스파크를 출발점으로 삼아도 무방하다. 이 길은 태기산과 오대산의 향기를 가득 품고 강원도 산중을 달리다가 주문진에 이르러서 바다로 사라진다.

이처럼 6번 국도는 영동고속도로가 건설되기 전부터 강원도의 영동, 영서 지역과 수도권을 잇는 중요한 도로였다. 또 영동 고속도로가 지금처럼 곧게 뻗기 전, 교통체증이 심할 때면 우회도로로도 유용하게 이용되었다. 지금도 옛길의 향수가 그리운 여행자들은 시간이 넉넉할 때면 봉평쯤에 이르러 영동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이 길을 탄다. 강원도 산중의 정많은 풍경을 맘껏 감상할 수 있고, 숲 내음, 풀 향기에 한껏 취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봉평에서는 이효석문화마을을 만나 봐야 한다. 때마침 여행 시기가 늦여름에서 초가을이라면 메밀꽃 군락이 빚어내는 하얀 소금밭이 반겨준다. 막국수 한 그릇이로 허기를 달래고 길을 재촉하면 오대산에 다다른다. 여기서도 잠시 쉬어가자. 한국자생식물원을 방문, 자생식물을 감상해도 좋고 월정사 입구의 전나무 숲길을 산책하면 한결 몸이 가벼워진다.

월정사의 예불 소리를 뒤로하고 길에 오르면 진고개를 넘어야 한다. 가을에는 드라이브하면서 단풍도 즐길 수 있다. 주문진 아래 연곡면에서 6번 국도는 7번 국도를 만난다. 여기서부터 주문진까지는 해변과 바짝 붙은 소나무 숲길을 달린다. 주문진항에 들어가 바다를 감상하면서 물회 한 그릇으로 기운을 얻는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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