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 역시 막장없는 김수현작가라 '그래, 그런거야'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자극적이기보단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역시 막장 없는 김수현작가다웠다.

13일 오후 첫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 1회에서는 이순재-강부자 부부의 가족들이 제사를 드리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이기까지의 장면이 그려졌다.

첫 회인 만큼 인물 설명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한혜경(김해숙)은 밥이 시어머니 입맛에 맞는지, 갖가지 반찬에 국을 내드려도 계란 후라이드는 안 드시고 싶으신지 세심하게 물어보지만 정작 자신의 국이 뜨거운지는 모르는 1등 며느리였다.

시어머니에 치이랴, 백수 막내 아들 정해인에 치이랴. 1등 며느리일지라도 명절 증후군을 365일 앓고 있는 것 같은 한혜경 모습은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어딘가 짠했다.

이태희(임예진)와 김숙경(양희경)은 푼수끼가 다분한 사돈지간이었다. 이태희는 거품목욕을 하며 새빨간 와인 한잔을 들고 구슬픈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우아하지만 어딘가 코믹했다.

입이 가벼운 김숙경은 첫 방송부터 개성넘치는 확실한 캐릭터에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졌다. 할 말 다하면서도 모자랐는지 뒤에서 궁시렁거리는 김숙경의 모습이 어딘가 있을 오지라퍼 동네 아줌마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일찍 남편을 여의고 시아버지 유민호(노주현)와 단 둘이 살고있는 이지선(서지혜)의 흉흉한 소문을 제사상 앞에서 폭로하는 모습이 웬만한 사고뭉치 막내 아들 저리가라였다.

유민호와 이지선, 과부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동거 생활은 '그래, 그런거야'에서 제일 자극적인 관계였다. 남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핫한 소재이지만 정작 막장없는 드라마라고 자랑하는 김수현 작가는 이 관계를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납득시킬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김수현작가의 '그래, 그런거야'는 막장보다 자연스러움이 묻어났다. 독특한 인물들이지만 결국 우리 모습이기도 하고, 우리 주위에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 그런거야'라고 말하며 공감할 수 있었다. 마지막회까지 '그래, 그런거야'라며 공감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그래, 그런거야'.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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