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TV] '시그널', 변함없이 불공평한 세상에 던지는 외침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시그널’이 불공평한 세상을 은유했다.

12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 7회에서 이재한(조진웅)은 ‘대도 사건’의 진범인 검사장 아들 한세규(이동하) 검거에 성공했다.

지대한은 한세규를 체포하며 “법 좀 아는 아버지가 계셔도 이번엔 힘드실 거다”라고 엄포를 놨다. 하지만 그에게는 “법 좀 아는 아버지”가 아닌 권력자들이 있었다. 장물 중에는 신도시 개발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재벌이 얽힌 대규모 비리를 파헤칠 증거가 포함돼 있었고, 한세규는 이 증거를 넘기는 대가로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박해영(이제훈)은 오경태가 수감 중 사망한 교도소를 찾아갔다. 그가 마주한 것은 오경태의 무덤. 봉분도 비석도 없는 그의 무덤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이후 박해영은 “과거가 바뀌어도 안 바뀌는 게 있다.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라고 혼잣말을 했다.

진범이 잡힌 만큼 오경태 역시 풀려났지만 그는 다시 죄인의 신분이 됐다. 죽은 딸의 복수를 위해 살인을 했기 때문. 이재한이 “사람 죽여서 여기 들어앉을 줄 알았으면 나 형 누명 안 벗겼어”라고 말하자 오경태는 “그 놈은 그 놈 죗값 받은 거고, 나도 내 죗값 받을 거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재한은 “왜 형만 이 모양이야. 전부 다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왜 형만 그대로냐고. 왜 이렇게 미련해. 진짜 나쁜 놈들은 까맣게 잊고 앞으로 잘 먹고 잘 살 텐데. 왜 너만 그러냐. 왜”라며 울분을 토했다.

‘대도 사건’의 진범을 잡았지만 이 때문에 이재한이 믿고 따르던 반장(김종구)은 다른 부서로 전출됐다. 더 이상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손을 쓴 것. 이 자리에 새로 부임한 인물은 김범주(장현성)였다.

김범주는 “나는 그런 놈이 딱 싫어. 지 혼자 잘났다고 깝치는 미꾸라지 같은 새끼. 그런 놈 하나가 이 바닥 물을 다 흐려놓거든”이라며 이재한을 견제했다. 이재한은 “가만히 있으려고 해도 사람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며 “너무 냄새가 난다. 한세규 잡아서 상 받아도 모자랄 판에 시기적절하게 반장님을 자르지 않나 윗분들 사냥개 한 마리가 기어 들어오질 않나. 뭐 숨겨야 할 게 있긴 있나 보다. 걱정하지 말아라. 기대에 부응해 제대로 깝치겠다”고 응수했다.

박해영은 이재한과 무전을 주고 받은 것을 후회했다. 그는 이재한이 더 깊숙이 사건을 파고 들려 하자 “이 무전이 왜 시작됐는지, 왜 하필 우리 두 사람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그만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우리가 이런다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그저 혼란만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한은 “죄를 지었으면 돈이 많건 빽이 있건 거기에 맞게 죄값을 받게 해야한다. 그게 우리 경찰이 해야 할 일이지 않나”라고 소리쳤다. 무전은 끊겼고, 이재한은 박해영의 답을 들을 수 없었다.

무전이 끝난 후 박해영은 이재한 실종 사건 보고서를 폐기했다. 또 이재한과 무전을 주고 받았던 무전기를 버렸다. 더 이상 세상을 올바르게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겠다 결심한 것. 그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세상은 그대로였다.

그럼에도 이재한은 미래를 바꿔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할 예정. 이재한이 박해영이 포기한 세상을 올바르게 돌려놓을 수 있을지, 불공평한 세상이 다시 공평해지도록 만들 수 있을지 눈길을 모았다.

[사진 =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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