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류준열도 그렇다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영화 '소셜포비아'로 데뷔한 류준열은 나이가 서른이었다. 늦었다고 자책할 시간에 독립영화부터 밟아 올라갔고 어느덧 인기 드라마와 상업영화를 오가며 존재감을 알리는 배우가 됐다.

지난해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에서 정환 역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류준열은 "밖에서 돌아다닐 시간이 없어서 체감으로 확 와 닿지는 않아요. 기사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있어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인기, 잠깐 왔다 가는 것"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와중에도 평범하게 자신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눈여겨볼 만했다. 인기를 얻다 유행이 끝나면 쉽게 사라진다는 것도 잘 아는 그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게 했던 세간의 반응에 대해서도 일희일비 하지 않았다.

"가족들이 정말 좋아하지만 진정시키고 침착하게 만드는 편이에요. 어머니가 너무 설레하셔서 '이런 인기는 잠깐이다. 너무 설레하지 마시라'고 했더니 서운해하시더라고요. 인기는 잠깐 왔다가 가는 거잖아요. 늘 지냈던 것처럼 지내자고 말씀 드렸죠."

인기를 얻는다는 것.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이 뒤따르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스타로 우뚝 섰고 여러 시선에 신경도 쓰이지만 류준열은 결국 '책임감'으로 흔들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변했다는 이야기가 오고 갈 때 저 역시 그대로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었기 때문에 저 역시 그대로일 수가 없거든요. 책임감 있고 조심스럽게 말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양보하는 인생이라…"

정환은 양보가 익숙한 캐릭터다. 아픈 형 정봉을 위해 파일럿의 꿈을 대신 이뤄줬고 친구를 위해 첫사랑을 양보했다. 시청자들은 답답할 수 밖에 없었고 '어남류'를 지지한 시청자들은 결과에 대해 실망한 점이 적지 않았다.

"양보하는 인생이라면 슬프지만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지요. 실제라면 놓치지 않고 싶은 부분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다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남편이 누구라서 아쉽고 그런 것은 없어요. 정환이는 아쉬웠을 수도 있겠네요."

덕선(혜리)과 러브라인 중심에 섰던 정환은 초반부터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라는 신조어로 시청자들의 든든한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남편이 불발되고 실망감이 커지자 왜곡된 소리도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제작진과의 불화설이 문제였다는 것.

"제가 남편이 되지 않은 것에 대해 제작진과 불화설이 있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 봤어요. 알게 됐을 땐 그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았고요. 드라마를 했고, 재미있는 드라마였으니까 저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들, 좋은 제작진, 좋은 동료들을 만나 좋은 시간을 보냈죠."

"못생긴 남자? 자연스러움이 매력"

"못생긴 거 인정하라는 말씀이시죠? 하하하."

류준열은 '못생김'에 대한 질문을 받자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자연스러운 게 매력"이라며 당황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힘을 빼려고 해요. 멋있어 보이려 하지 않고 오히려 신경을 덜 쓰는 편이에요. 드라마가 사랑을 받으면 받을수록 힘을 더 빼려고 했어요. 저보다는 정환이라는 인물을 사랑해주시고 공감해주셔 호감이 생긴 것이 아닌가 싶어요."

류준열은 최근 MBC '무한도전' 못친소 특집에 후보로 이름을 올려 아이돌그룹 아이콘 바비와 외모 경쟁을 했다. 결과는 류준열의 승. 이쯤 되면 '못생김’이라는 단어에 대해 알르레기 반응을 일으킬 법도 하지만 "영광스럽다"는 말로 의외의 소감을 내놓는 그다.

"승패를 떠나서 '무한도전'에 나온 것이 충격이었고 기분이 묘했어요. 거기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되게 좋았거든요. 국민 MC 유재석 선배님이 제 이름을 언급해 주신 것 자체로 충격적이었고요. 나갈 의향이 있냐고 물으신다면 전 꼭 출연하고 싶어요. 최고의 예능이니까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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