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니느님? 영광스럽지만, 난 평범한 투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니느님? 난 평범한 투수다."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2015년 극과 극의 피칭을 선보였다. 정규시즌은 실망스러웠다. 개막전부터 골반 부상으로 삐걱거렸다. 이후 어깨, 서혜부에 차례로 부상했다. 선발로테이션을 자주 비웠다. 선발로테이션 조기 복귀를 위해 불펜 등판도 감행했다. 20경기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부진했다. 2011년 KBO리그 입성 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포스트시즌서 확 달라졌다. 정규시즌 막판 2경기서 부활의 징후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완벽투는 놀라웠다. 32⅓이닝 2실점, 26⅓이닝 무실점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니퍼트를 잘 아는 두산이 그의 재활을 기다려줬고, 니퍼트도 두산의 믿음에 완벽투로 보답했다.

니퍼트와 두산은 자연스럽게 재계약에 교감했다. 30대 중반의 니퍼트는 마이너리그서 100만달러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기 힘들다. 두산도 검증된 니퍼트를 외면할 수 없었다. 밀고 당기기는 있었다. 두산은 지난해 150만달러에서 삭감안을 제시했고, 니퍼트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앞세워 버텼다. 결국 연봉 120만달러에 올 시즌에도 함께하기로 했다. 니퍼트는 호주 시드니 두산 스프링캠프에 정상 합류, 2016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용병? 두산의 일원이다

니퍼트는 "6년차를 맞이했다. 이젠 외국인선수라기보다 두산의 일원"이라고 했다. 니퍼트는 KBO리그 역대 최장수 외국인선수다.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봤던 니퍼트는 자신의 시즌 준비는 물론, 새 외국인선수 마이클 보우덴, 닉 에반스의 적응을 돕는 수준이다. 김태형 감독도 "니퍼트가 참 잘한다. 보우덴과 에반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니퍼트는 "새 외국인선수들에게 내가 '이래라, 저래라'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모든 선수는 자신만의 개성이 있다. 하던 그대로 하라는 말을 했다"라고 웃었다. 이어 "KBO리그에서 성공하는 외국인선수에 대한 기준도 따로 없다. 모든 선수는 다 자신만의 특징이 있다"라고 했다.

니퍼트는 두산 젊은 투수들의 멘토이기도 하다. 스스로 두산에 대한 소속감, 한국야구에 대한 만족감도 크다. 니퍼트는 잠재력을 실전서 터트리지 못한 두산 젊은 투수들에게 "운동을 열심히 하고, 꿈을 갖고 뛰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야구는 팀 스포츠

니퍼트는 "지난해 정규시즌 막판 갑작스럽게 좋아졌다"라고 인정했다. 실제 시즌 막판 1~2경기서 몸을 100% 회복하면서 피칭 폼과 밸런스를 예년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특별한 전환점은 없었다. 꾸준히 몸을 만들었고, 기다려준 코칭스태프에 감사하다"라고 했다.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따로 없다. 니퍼트는 "야구는 팀 스포츠"라고 했다. 이어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해 뛰겠다"라고 했다. 사실 지난해 스스로 아쉬웠다. 니퍼트는 "작년 정규시즌에는 몸이 아파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건강한 몸으로 뛰고 싶다"라고 했다. 그는 현재 웨이트트레이닝 등 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니느님? 난 평범한 투수

니퍼트의 취미는 낚시 등 각종 사냥. 그는 "취미는 사냥이다. 낚시를 통해 직접 잡은 물고기를 요리해서 먹는 걸 즐긴다"라고 웃었다. 이어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농장을 운영했을 것이다. 시골에서 태어났고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농장 운영의 즐거움을 잘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니퍼트는 두산 팬들이 자신에게 '니느님'이라는 별명을 즐겨 부르는 걸 잘 안다. 그는 "니느님이라는 말을 알고 있다. 동료들도 장난스럽게 그렇게 부른다"라고 웃었다. 하지만, 니퍼트는 "그렇게 불릴 정도로 대단한 투수가 아니다. 신격화될 정도가 아니다. 난 평범한 투수"라고 했다. 이어 "최선을 다하는 투수로 기억되고 싶다. 물론,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빠른 것 같기는 하다"라고 웃었다.

[니퍼트. 사진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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