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순정' 도경수 "엑소 아닌 다른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스크린 첫 주연이라 정말 많이 부담 됐어요. 주연이라는 큰 단어를 제가 맡게 돼 긴장이 많이 됐죠. 주연이라는 생각보다는 조연이라 생각하고 영화를 찍었던 것 같아요. 4명의 친구와 함께 주연이었으니까요. 덕분에 즐기면서 영화를 촬영한 것 같아요.”

도경수가 전면에 나선 영화 ‘순정’은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도착한 23년 전 과거에서 온 편지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애틋한 첫사랑과 다섯 친구들의 우정을 담은 감성드라마다. 도경수가 무뚝뚝하지만 순옥(김소현)을 향한 일편단심을 지닌 모범생 범실 역을 맡았다.

“기대 이상으로 영화가 잘 나온 것 같아서 놀랐어요. 영화 촬영을 하면서 (제 촬영분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영화를 보니까 괜찮은 장면도 있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만족했어요. 제가 사투리를 쓰는 신들이 많이 아쉬웠는데 영화를 보고 많은 분들이 잘한다고 해주셔서 감사하기도 했고요.”

도경수는 전작에서 선배들과 촬영을 할 때는 선배들이 끌어주는 대로 자신이 따라갔다면 ‘순정’에서는 누가 이끌어준다기 보다 친구들과 즐겁게 놀면서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촬영지였던 고흥에서 5명의 친구들과 함께 진짜 범실이 될 수 있었다고.

극 중 김소현이 맡은 순옥을 향해 지고지순한 사랑을 간직한 범실인 만큼, ‘순정’에는 도경수 필모에 각인될 만한 달달한 신도 있다. 여심을 설레게 할 우산 키스가 바로 그 신. 순박한 범실인 만큼 순옥의 입술이 아닌 투명 우산 위에 애틋한 키스를 하며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데, 도경수의 팬들에게는 두고두고 회자될 만하다.

“시나리오를 보고 우산키스가 어떻게 나올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평소에 없던 어떤 새로운 장면이 하나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처음에 읽었을 때 ‘우산 키스’라는 것만 보고 우산으로 가리고 그 안에서 키스를 하는 걸로 생각했는데, (실제 키스신이 없어) 아쉬운 게 있죠. (웃음) 그래도 상대 배우 소현이가 저보다 6살 아래라 키스신 욕심은 없었어요. 그냥 재미있었죠. 개봉 후 ‘관객 분들이 어떻게 생각해 주실까’가 제일 궁금해요.”

범실의 첫사랑이 이야기의 중요한 소재가 되는 만큼 도경수는 이번 영화에서 자신의 경험을 녹여냈다. 영화 후반 자신의 첫 사랑에 대한 감정들이 많이 도움이 됐다는 그는 앞으로는 첫사랑 때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 전해 웃음을 안겼다.

“첫사랑을 했다고 생각한 나이는 고등학교 3학년이에요. 행복하고 풋풋한 첫사랑은 아니었어요. 우울하고 슬펐죠. 영화 후반부에 그런 감정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제가 집착을 했다고 할까요. 집착을 하면 상대방에게 정이 떨어질 수 있잖아요. 그걸 후회하고 있죠. 지금은 후회하지 않아요. 추억이라고 생각해요. 그 분도 추억이라 생각하지 않을까요.”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남성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반면 배우 도경수가 연기하는 배역들은 화려한 엑소 멤버 디오의 모습과 180도 다르다.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가수도 하고 있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대중분들이 보시는 엑소의 모습 말고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시나리오를 보고 ‘이 사람을 연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작품을 고르는 것 같아요.”

한 편의 드라마와 두 편의 영화. 도경수는 배우로서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나가는 중이다. 또 관객들과 공감되는 순간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며 연기하는 즐거움을 오롯이 느끼고 있다.

“아직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다른 분들이 눈으로 이야기를 한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굉장히 감사해요. 저도 그걸 가장 많이 생각하고 연기하는 것 같아요. 행동 하나하나, 말투 하나하나 그런 것 보다는 연기할 때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게 ‘눈으로 이야기해 보자’죠. 그렇게 받아들여주시는 분들이 많아 신기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해요. 요즘 그런 걸 많이 느끼고 있어요.”

[배우 도경수.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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