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대구 금호강 살인사건…범인의 걸음걸이 속 진실은?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범인의 걸음걸이 속 진실은 무엇일까.

23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대구 금호강 살인사건 해결의 유일한 실마리가 될 '범인의 걸음걸이' 속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본다.

2016년 1월 한 통의 편지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앞으로 도착했다. 편지의 발신지는 지방의 한 교도소였다. 그 곳에 수감 중이라는 박우성(가명)씨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담아 쓴 편지였다.

박우성(가명)이 제작진에게 보낸 편지에는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금 살인죄로 수감되어 무죄 주장을 하고 있는 박우성(가명)이라고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는 내용이었다. 편지를 보낸 박우성(가명)의 말에 따르면 그렇다 할 증거도 없이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고 했다. 도대체 그는 어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닌 친구를 죽인 살인범이 됐다는 것일까?

2015년 4월 23일. 박우성(가명)의 친구 윤용필 씨가, 실종된 지 18일 만에 금호강 둔치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부검결과 사인은 '다발성 두부손상'으로 무언가에 의해 머리를 17차례 이상 가격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 남아있는 흉기도, 범인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지만 끈질긴 수사 끝에 고(故)윤용필 씨가 실종되던 4월 5일, 범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용필 씨와 사건 현장 부근에서 함께 걸어가는 모습이 찍힌 CCTV를 찾아냈다.

당시 사건 담당 형사는 "친구 한 명에게 영상을 보여주면서 물어보니까 고(故)윤용필과 박우성(가명)이라고 바로 찍어냈습니다"고 밝혔다.

CCTV 속 범인이 박우성(가명)과 닮았다는 친구들의 증언에 그는 '누구보다 용필씨의 실종과 죽음을 안타까워했던 친구’에서 ‘15년 지기 친구를 죽인 범인'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해당 영상 속에서 범인의 얼굴은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았다. 범인을 식별하기 어려운 CCTV 영상에서 친구들이 그를 범인이라고 지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던 걸까?

고(故)윤용필, 박우성(가명)의 친구는 "경찰이 그냥 보라고 그러더라고요. '어? 우성(가명)이네? 걸음걸이가 우성(가명)인데요? 왼쪽에는 용필이. 우측에는 우성(가명)이'라고 대답했죠"라고 말했다.

법 보행 분석 전문가는 "걸음걸이의 패턴이라는 것은 CCTV를 통해 얼굴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일 때 어떤 하나의 중요한 틀이 될 수 있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박우성(가명)이 구속된 건 바로 그의 걸음걸이 때문이었다. 친구들이 영상 속 범인의 걸음걸이가 박우성(가명)과 비슷하다며 그를 지목한 것이다. 또 걸음걸이 분석에 대한 전문가 의견 역시 '범인은 박우성(가명)'이라는 경찰의 수사 결과에 힘을 더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우성(가명)은 제작진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경찰이) 상체는 우산에 가려 하체만 보이는 CCTV 사진을 보여주면서 저라고 하였습니다"고 했다.

경찰이 제시한 CCTV 영상은 본인이라고 판단할 수 없을 만큼 불분명한 증거라는 것이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단서인 CCTV 영상을 두고 대립하는 상황이었다. 정말 박우성(가명)은 경찰의 말대로 친구를 죽인 잔혹한 살인마인 것일까, 아니면 증거 하나 없이 누명을 쓰게 된 억울한 무기수인걸까?

23일 밤 11시 10분 방송.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 = SBS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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