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통영시] 꿈에도 그리던 통영 앞바다, 윤이상기념공원

동서양 음악의 중개자, 슬픔과 억압이 있는 곳에 음악으로 말하고 싶어 했던 음악가

윤이상은 1917년 통영에서 태어나 조선과 일본에서 첼로, 음악이론, 작곡법을 공부했다. 통영과 부산에서 음악교사로 지내다 1956년에 유럽으로 건너가 파리국립음악원, 서베를린음악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했다. 그가 유럽인의 시선을 끈 것은 1959년 다름슈타트 음악제에서 국악의 색채를 담은 <7개의 악기를 위한 음악>을 발표하고부터다. 독일과 유럽에서 작곡가로 인정을 받아가던 중,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사건'에 연루되어 서울에서 2년 가까이 감금당했는데 독일의 지인과 독일 정부의 도움으로 석방됐다.

독일로 돌아간 윤이상은 작곡 활동에 몰두했다. 1972년 뮌헨올림픽의 개막 축하를 위해 오페라 <심청>을 성공리에 선보였으며, 자신이 수학했던 베를린음악대학에서 교수가 됐다. 1985년에는 튀빙겐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 1987년에는 바이체커 독일 대통령으로부터 대공로 훈장을 받았다. 오랜 전통의 서양음악에 동양정인 요소와 정서를 결합해 새로운 현대음악을 창조한 데 대한 보답이었을 것이다. 세월이 지난 후 간첩단사건은 부정선거 은폐를 위해 조작한 사건으로 밝혀졌으나 이 때문에 윤이상은 평생 고국을 그리워하며 망명자로 살아야 했다.

1995년 11월, 78세를 일기로 영면한 윤이상의 묘비엔 "통영에서 퍼온 흙 한 줌과 함께 여기 잠들다"라는 묘비명이 새겨져 있다.

기념관 안에는 윤이상이 부인에게 썼던 편지, 난해해 보이는 그의 육필 악보, 유품, 악기 등이 전시되어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품 가운데 항상 소지하고 다녔다는 손수건 크기의 태극기가 유난히 눈에 밟힌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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