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퐁당' 김슬기는 왜 조선으로 타입슬립했나?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첫 방송 후 호평 받은 MBC 창사기념 특집드라마 '퐁당퐁당 LOVE'의 김지현 PD는 "비 오는 날 기분 좋게 떠오르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퐁당퐁당 LOVE'는 일명 '수학 포기자' 고3 단비(김슬기)가 수능을 포기하고 도망치다 우연히 조선시대로 타임슬립 해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곳에서 왕 이도(윤두준)를 만나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이도를 돕고 사랑의 감정까지 싹튼다는 내용이다.

첫 회 방송 후 감각적인 영상미에 배우 김슬기, 아이돌그룹 비스트 멤버 윤두준의 연기 호흡이 어우러져 기대 이상이란 평이 잇따랐다.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슬기는 "(윤)두준 오빠가 정말 좋았다"며 촬영장에서 지켜본 윤두준을 "보통이 아니더라. 굉장한 프로다"고 치켜세웠다. 김슬기도 만만치 않다. 윤두준의 연관 검색어로 '철벽남'이 나오길래 일부러 비스트 콘서트까지 찾아가 가까워지려는 노력도 했다.

이 덕분인지 둘의 찰떡호흡은 극에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김슬기는 "두준 오빠는 외모 못지 않게 성격도 정말 좋더라"며 "인간 윤두준이 참 좋았고, 심지어 잘생겨서 더 좋았다. 사기 캐릭터"라며 웃었다.

다만 타임슬립 소재나 현대의 여학생이 과거의 인물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설정은 다소 익숙했다.

극본과 연출을 모두 담당한 김지현 PD는 "영향 받은 작품은 없다. 물이나 강을 통해 타임슬립을 하는 작품이 있다는 건 알게 됐다"면서도 과거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만화를 읽은 적 있다며 "멜로적인 소재를 무의식 중에 영향 받지 않았을까 싶다. 레퍼런스가 되진 않았다"고 했다.

대신 김지현 PD는 한 고등학교에서 특강 후 한 여학생으로부터 "제 꿈이 드라마 PD인데, 수학을 못해서 좋은 대학은 못 갈 것 같아요. 드라마 PD를 꿈꿔도 될까요?"란 질문을 받고 말문이 막혔던 순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돌아오는 길에 비가 많이 내렸다. 그 친구한테는 얼마나 그 고민이 클까 싶었다"며 고3 학생뿐 아니라 늘 시험대 위에 오르는 이들의 고민을 담고자 했고, 이를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으로 타임슬립을 선택했다는 설명이었다. 결코 "타임슬립이 색다르거나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차용한 건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특히 김지현 PD는 극 중 단비가 비내리는 날 길에 고인 물 웅덩이에 뛰어들며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하게 된 장면을 언급하며 "어릴 때는 비가 오면 신기했는데, 어른이 되고 비를 맞으면 기분이 안 좋고 우울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 오는 날, 한번쯤 웅덩이를 보면 생각나고, 누군가의 기분을 좋게 해준다면 이 세상에 좋은 이야기로 남게 되지 않을까 싶다. 비 오는 날 기분 좋게 떠오르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부작으로 남은 두 번째 이야기는 20일 밤 12시 5분 방송.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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