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영환 "한화에 죄송, 롯데행은 미래 위한 선택"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미래를 위한 선택을 했습니다."

2년 만에 정든 팀을 떠나게 된 최영환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하지만 고향 팀에서 도약하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최영환이 롯데 자이언츠에서 잠재력을 터트릴 수 있을까.

롯데는 10일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최영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정식선수 계약이다. 최영환은 개성고-동아대를 졸업하고 2014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기대가 컸다.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투수. 쉽게 지나치기 힘든 매력이었다. 각이 큰 슬라이더도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는 주저 없이 1라운드에서 최영환을 선택했다. 정영기 한화 스카우트팀장은 지명 당시 "최영환은 중간계투와 마무리로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연투가 가능하고, 크게 보면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성장할 것이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최영환도 "중요한 순간에 팀이 믿고 쓸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2년간 아쉬움만 남겼다. 입단 첫해인 2014년 한때 마무리로 활약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50경기 1승 2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7.10으로 다소 부진했다. 올해는 1군 단 1경기 등판에 그쳤다. 퓨처스리그 26경기에서 2승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했다.

문제는 7월 14일 퓨처스리그 화성 히어로즈전 이후 단 한 차례도 실전 무대에 나서지 못한 것. 최영환은 지난 9월 30일 팔꿈치 인대접합술(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이틀 뒤인 10월 2일 팔꿈치 뼛조각 제거술을 받았다. 두 차례 팔꿈치 수술로 재활이 필요했다. 결국 한화는 최영환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일단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는 자유계약 신분이 된다. 구단에서 신고선수 전환을 제안해도 선택은 선수의 몫이다.

그때 롯데가 발빠르게 움직였다. 취재 결과 롯데 스카우트팀은 지난달 30일 최영환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계약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움직인 것이다.

최영환은 고민 끝에 롯데행을 택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최영환은 140km대 중후반 빠른 공을 가진 선수다. 향후 롯데 투수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고 전했다.

10일 오후 연락이 닿은 최영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롯데는 고향 팀이다. 많은 생각을 했고, 미래를 위한 선택을 했다"며 "일단 입대해야 한다. 전역 후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 열흘간 고민하고 결정했다. 일단 내년 초, 중순에 입대(공익근무요원)하려고 계획을 잡았다"며 "이번달에 신청하면 영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와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크다. 최영환은 "선배들께서 많이 챙겨주셨고, 입단 동기, 후배들과도 잘 지냈는데 아쉬움이 크다. 구단과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도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영환은 "일단 재활, 부상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입대 후에도 꾸준히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롯데에 가서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 시절 최영환(첫 번째 사진), 최영환이 롯데 구단 점퍼를 입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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