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 없었던 부산, 예고됐던 2부행 [김종국의 사커토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부산 아이파크가 기업구단으로는 최초로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됐다.

부산은 수원FC와의 승강플레이오프에서 2차례 맞대결을 펼쳐 모두 패했다. 프로축구 출범 당시 원년 멤버였던 부산은 그 동안 정규리그서 4번의 우승을 차지한 전통구단이었지만 올시즌 강등을 당하며 명문구단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부산은 올시즌 시작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구단 내부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구단 코치의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올시즌을 앞두고는 대표이사가 불미스런 사건으로 경질됐다. 구단 수뇌부가 물러난 부산은 변명기 대표이사가 올시즌 팀을 이끌었지만 부진을 거듭했다.

올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을 멤돌던 부산은 지난 7월 윤성효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사퇴했다. 윤성효 감독이 이끈 부산은 지난 2013년 K리그 클래식에서 극적으로 상위 스플릿에 진입해 포항의 리그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우승 경쟁에서 리그 막바지까지 활력을 불어 넣는 팀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반면 올해는 부산의 공격을 책임지던 파그너와 임상협이 팀을 떠난 공백이 발생했고 윤성효 감독과 구단의 불화설도 이어졌다. 전력 공백을 메우지 못한 부산은 팀 성적도 떨어지기 시작했고 순위다툼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3시즌 동안 K리그 클래식 중위권의 성적을 유지했던 부산은 올해 초반 윤성효 감독의 지도력이 발휘되지 못했다.

부산은 윤성효 감독이 팀을 떠난 이후 분위기 수습에 실패했다. 데니스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지만 반전은 없었다. 부산은 지난 7월 대전전 이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며 결국 승강플레이오프에서도 수원FC를 상대로 힘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은 지난 10월 최영준 감독을 선임했지만 무너져가는 팀을 되살릴 수 없었다. 최영준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하고 보니 물줄기가 떨어지는 상황이 아니라 폭포수가 떨어지는 상황이었다"며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너무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훈련을 못할 정도였다. 선수들이 뛰지 못하고 치료실에만 있는 것은 팀의 분위기를 저해한다"며 정상적인 팀 운영도 쉽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 부산은 수원FC와의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올시즌을 17경기 연속 무승으로 마감했다. 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선수가 없었고 경기력적인 부문에선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다. 부산이 올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베르손 배천석 빌 등은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그 결과 부산은 올시즌 K리그 클래식 12개팀 중 최소 득점에 그쳤다. 팀의 색깔을 잃은 부산은 무기력한 경기들이 이어졌다. 승리에 의욕이 없어 보이는 듯한 경기의 연속이었다.

부산의 구단 운영 역시 올시즌 수준이하였다. 경기당 평균 관중이 3300여명인 부산의 관중 동원력은 K리그 클래식 최하위권이었다. 부산은 그 동안 시도민 구단과 비교해도 열세였던 예산으로 구단을 운영해왔다. 그럼에도 지난 2010년 FA컵 준우승, 2011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이어 3시즌 연속 중위권의 성적으로 경쟁력을 보여왔다. 리그내 강팀들과 맞서는 부산 특유의 색깔이 있었고 부족했던 구단 운영비는 선수 이적료로 충당해가며 구단을 운영해왔다. 부산은 그 동안 한상운 박종우 김창수 등 특색있는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해왔지만 올해에는 이마저도 없었다.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진 K리그 클래식에서 경쟁력있는 모습이 없었던 부산은 결국 부산축구의 성지라고 부르는 구덕운동장에서 기업구단 최초로 2부리그로 강등되는 기록을 남겼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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