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 4022일의 사육' 베드신 하나가 흐름깬다 [MD리뷰]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영화 '파일: 4022일의 사육'이 일부 배우들의 열연에도 스토리의 한계가 몰입의 방해를 가져왔다.

'파일: 4022일의 사육'(감독 박용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친구가 11년만에 나타났다는 굵직한 스토리 라인 속에, 사회부 기자 수경(강별)이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절친 미수(하연주)의 실종으로 그의 행적을 쫓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우연히 그의 소식을 듣게 된 수경은 미수를 찾았지만, 그토록 밝았던 친구가 고개를 떨구며 제대로 대화도 나누지 못하는 불안한 모습으로 변해버렸고 관객들에게도 '무언가 있다'는 불안함을 준다. 그의 옆에는 유전공학 연구원 한동민(이종혁)이 함께 였고, 동거 중인 두 사람과 수경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동안 MBC '아빠 어디가'에서 준수아빠로 친근한 모습을 보였던 이종혁은, '파일'에서 전도유망한 연구원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미소를 짓다가도 자신이 연구 중인 선인장을 만진 사람에게 격하게 화를 내며 아예 선인장꽃을 잘라버리는 등 괴이한 행동을 보였고, 그 행동에는 자신의 연구물에 대한 병적인 집착이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극은 마치 음악 영화인 것처럼, 다소 긴장감을 주는 상황에서 과도한 BGM이 깔려 몰입을 방해한다. 동민의 집에 몰래 들어오는 수경의 모습 등에 자주 등장한 BGM은 배우들의 열연을 삼켜버릴 정도로 과하게 깔려 아쉬움을 남긴다. 언론시사 이후 박용집 감독은 "내 결정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느끼고 싶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과한 BGM과 흐름을 뚝뚝 끊는 음악들은 여전히 의문스럽다.

또, 극의 중반부에는 실종된 미수를 찾는 수경과 동민이 갑작스럽게 서로 와인을 마시며 급기야 사랑을 나누는 베드신이 펼쳐지는데 극 흐름을 아예 깨뜨린다. 수경 캐릭터의 표현이 모호해지며 개연성 없는 베드신으로 흘러간다. 이어 수경은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다시 동민을 의심하지만, 베드신으로 그게 과연 위험에 처한 미수를 위한 행동이었을지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분노인지는 알 수 없게 됐다.

'파일: 4022일의 사육'은 부제의 강렬함이 있지만, 11년 간 미수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또 이종혁의 힘을 뺀 연기 또한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다. 적은 예산으로 급하게 촬영을 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배우들에 대한 기대 속에 보러갔다가 허무함을 갖고 나올 수도 있을 듯 싶다. 10일 개봉.

[영화 '파일: 4022일의 사육' 스틸. 사진 = 노버스미디어코프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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