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못난이인형, 그냥 지나치셨나요?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응답하라 1994'의 인형복선이 '응답하라 1988'에도 있다. 덕선의 남편을 알려면 못난이인형을 유심히 봐야한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는 덕선(혜리)의 남편찾기를 중심으로 80년대의 가족 이야기와 풋풋한 첫사랑 등 아련한 그 때 그 시절의 에피소드를 펼쳐내고 있다. 3040 시청자들은 공감을, 1020 시청자들은 점차 수면 위로 오르는 각 캐릭터들의 짝사랑과 고백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앞서 '응답하라 1994'에서는 물개, 강아지, 고릴라 인형으로 인형복선을 보여 시청자들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물개는 나정(고아라), 강아지는 칠봉이(유연석), 고릴라는 쓰레기(정우)로 나정이의 심리 상태를 잘 보여줬다. 특히 나정이와 쓰레기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 이전, 물개 인형과 고릴라 인형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 전파를 타, 깜짝 복선이 됐다.

이처럼 극의 재미를 더했던 '응사'의 인형복선은 최근 방송 중인 '응팔'에도 있다. 앞서 1회에는 1988년 그 때의 다양한 소품들이 등장하며 시청자들을 타임슬립했는데, 그 가운데 못난이 인형 3총사가 스치듯 지나갔다. 좁은 바구니에는 노랑, 빨강, 초록 못난이 인형이 담겨있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게 각자 캐릭터를 상징하는 인형복선이 될 줄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선우(고경표)를 좋아하는 덕선의 마음이 점차 수면 위로 오르자, 덕선의 방에 있던 못난이 인형들의 위치와 시선이 달라졌다.

4회 'Can't help ~ing' 편은 덕선이 선우에게 조금씩 마음을 표현, 보라(류혜영)의 주도 하에 그룹과외가 시작됐다. 이때 덕선은 과외를 하면 선우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안맞는 청바지를 억지로 몸에 구겨넣었고 수차례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는 등 과외보다 선우에게 잘보이기 위해 애썼다. 이때 덕선의 방에는 선우를 상징하는 빨간색 인형이 앞을 보고 활짝 웃고 있고, 이를 노란색 옷을 입은 인형이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 노란 인형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초록 인형이었다.

결국 빨간 인형은 선우를, 노란 인형은 덕선, 초록 인형은 정환이다. 하지만 이들 인형은 8회 '첫눈이 온다구요' 편에서 또 한 번 바뀌었다. 덕선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우가 언니 보라를 짝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선우에게 "왜 성보라야!"라고 소리치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이 때 덕선의 책상에 있는 인형들 중 노란 인형이 덕선처럼 앞으로 엎드려 있으며, 여전히 초록 인형은 노란 인형을 바라보고 있다. 또 노란 인형 옆에 있었던 빨간 인형은 새로운 인형을 바라보고 있는데, 보라색 옷을 입은 인형이다. 곧, 이는 보라를 향한 선우의 마음을 상징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새 인물, 택(박보검)이 나타났다. 택이는 파란색 옷을 입은 인형으로, 빨간 인형이 떠난 자리에 노란 인형을 바라보는 새로운 인형으로 등장했다. 여전히 빨간 인형은 보라색 인형을 바라보고 있다.

못난이 인형들이 의미심장한 소품이라는 것은 최근 방송된 8회 첫 부분에 등장했다. 8회에서 초록색 인형은 눈물을 흘렸고, 빨간색 인형은 화를 내는 표정을, 노란 인형을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8회는 정환의 형 정봉(안재홍)이 심장 수술을 받은 에피소드로, 수술을 마친 뒤 미처 깨어나지 않은 채로 정환을 향해 "코피난 건 좀 괜찮아?"라고 물어 정환을 눈물짓게 했다. 또 선우는 보라가 남자친구와 힘들어진 것을 알고 점차 보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앞으로 못난이 인형들의 활약 또한 '응답하라 1988'을 보는 재미가 됐다. '응답하라 1988'은 각 인물들이 대사가 없을 때도, 시청자들을 향해 소품으로 얘기를 들려주고 있으니, 이 또한 유심히 봐야한다. 매주 금, 토 오후 7시 50분 방송.

['응답하라 1988' 못난이 인형 복선. 사진 = tvN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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