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맨' 로저스, 日 제안 뿌리치고 의리 지킨 이유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일본 구단들의 강력한 영입 제안을 뿌리치고 의리를 택했다.

한화 구단은 2일 로저스와 총액 19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17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0만 달러는 역대 외국인 선수 계약 최고액(종전 두산 더스틴 니퍼트 150만 달러)이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라쿠텐 골든이글스 등 일본 구단의 영입 제의도 뿌리치고 한화에 남았다.

한화에 대한 로저스의 애정도 각별했다. 더그아웃 응원단장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한 동료 선수는 로저스를 두고 "이런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실질적인 분위기 메이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로저스는 시즌 마지막 홈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의 성원에 감동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화 구단도 로저스와의 재계약을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로저스는 무조건 잡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외국인 선수 담당 직원을 도미니카공화국에 파견했다. 특별 선물도 준비했다. 효심이 지극한 로저스는 어머니의 시구 장면이 담긴 사진을 붙여 만든 액자를 받고 크게 감동했다. 또한 구단은 로저스 어머니의 어깨 치료까지 도왔다. 구단의 정성도 로저스의 마음을 움직였다.

계약 협상 과정도 원만했다. 로저스의 에이전트 멜빈 로먼은 지난 1일 서면 인터뷰에서 "계약이 잘 진행되고 있다. 곧 마무리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하루 만에 로저스는 계약서에 사인했다. 일본 구단의 제시액과 차이가 크지 않았고, 로저스는 자신에게 정성을 쏟은 한화 잔류를 택했다.

한편 로저스는 지난 8월 1일 쉐인 유먼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정규시즌 10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를 기록했다. 특히 150km대 패스트볼과 종슬라이더의 위력을 앞세워 4차례 완투, 3차례 완봉승을 따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로저스는 계약 직후 "내년 시즌에도 한화와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며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 모두 팬 여러분의 관심과 구단의 지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올해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강점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2016시즌에는 한화 이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로저스는 2016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1월 중순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화 이글스 에스밀 로저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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