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못 미친 계약' 박병호, 무엇이 문제였나

[마이데일리 = 이후광 수습기자] 1,285만 달러가 아쉬운 계약이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박병호와 계약 기간 5년 최대 총액 1,800만 달러(약 208억 원)의 조건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옵션을 제외하면 4년 1,200만 달러(약 138억 원)의 계약 규모다.

역대 아시아 야수 중 두 번째로 높은 포스팅 금액(1,285만 달러)과 다수의 현지 언론이 최소 500만 달러의 연봉은 받을 수 있다고 예측한 부분 등을 따져봤을 때 이번 계약은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KBO리그 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MLB)에 직행한 강정호와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 강정호는 지난해 500만 달러(약 57억 원)의 포스팅 비용을 통해 피츠버그와 4년 1,100만 달러(약 127억 원)의 계약에 성공했다. 옵션까지 포함하면 5년 1,625만 달러(약 187억 원). 그의 이번 시즌 연봉은 250만 달러(약 28억 원)였다.

박병호는 강정호 포스팅 금액의 2배가 넘는 비용으로 미네소타의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포스팅 금액에 상응하는 연봉 제시는 없었다. 오히려 강정호보다 100만 달러 높은 보장금액으로 MLB 진출에 동의했다.

이에 대해 미국 FOX스포츠 켄 로젠탈은 "박병호의 계약은 포스팅 시스템의 불공정함을 보여주고 있다. 포스팅 시스템은 결코 선수에게 유리하지 않다"며 박병호의 계약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가장 큰 요인은 미네소타가 전형적인 스몰 마켓 구단이라는 점이다. 포스팅에서 일단 승리하기 위해 비용을 늘렸고 그만큼 연봉은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보스턴 레드삭스, LA 다저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 자금력이 풍부한 구단이었다면 포스팅 금액과 연봉이 함께 높아졌겠지만 미네소타는 그럴 만한 여력이 못 된다.

박병호는 지난달 29일 미네소타로 출국 전 “예상했던 것보다 연봉은 적을 것이다. 그러나 웬만하면 기분 좋게 사인하고 돌아올 것”이라며 “빅리그에서 뛴다는 자부심을 갖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박병호는 자존심이 아닌 자부심으로 결국 도장을 찍었다.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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