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人에 191억원 지출' 한화, FA시장 철수 선언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제 FA 시장에서 철수합니다."

191억원이나 썼다. 필요한 자원을 보강한 한화 이글스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철수한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의 수혜자로 꼽힌다. 일단 내부 FA 김태균(4년 총액 84억원, 계약금 20억원 연봉 16억원)과 조인성(2년 총액 10억원,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을 눌러 앉혔다. 원소속 구단 우선협상 마감시한인 지난달 28일 자정을 목전에 두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전날(11월 30일)에는 외부 FA 정우람(4년 총액 84억원, 계약금 36억원 연봉 12억원) 심수창(4년 총액 13억원,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 5천만원)을 동시에 잡았다.

김태균은 2001년 1차지명으로 한화에 입단,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뛴 2010~2011년을 제외하면 한화 유니폼만 입고 뛴 '원클럽 맨'이다. 상징성이 대단히 크다. 조인성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포수. 지난해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올해는 106경기에서 타율 2할 3푼 2리(276타수 64안타) 11홈런 44타점으로 공수에서 힘을 보탰다. 불혹의 나이에도 강견을 뽐내 주자들에겐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 한화는 일단 둘과 계약에 성공하며 큰 짐을 덜었다.

끝이 아니었다. 외부 FA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리그 최정상급 계투 정우람, 선발과 계투 모두 가능한 심수창을 품에 안았다.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인 구애를 폈고, 전날 오전 계약서에 사인을 받아냈다. 한화 구단 고위 관계자는 "정우람은 불펜, 심수창은 선발진 강화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5.11로 이 부문 리그 9위에 그쳤다. 마운드 보강이 절실했고, 정우람과 심수창 영입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충동구매가 아닌 확실한 목적을 갖고 돈을 썼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총 191억원을 썼다. 특히 최근 3년간 FA 선수 13명에게 465억원을 투자했다. 2013년 내부 FA 이대수(현 SK, 4년 20억원) 한상훈(4년 13억원) 박정진(2년 8억원)에 이어 정근우(4년 70억원) 이용규(4년 67억원)를 잡는데 총 178억원을 썼다. 지난해에도 김경언(3년 8억 5천만원)을 눌러앉혔고, 권혁(4년 32억원) 송은범(4년 34억원) 배영수(3년 21억 5천만원)까지 4명에게 96억원을 썼다. 그리고 올해 4명에게 191억원을 투자하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올해 KBO리그 10개 구단이 획득 가능한 FA는 최대 3명이다. FA 신청 선수가 1~10명이면 최대 1명, 11~20명이면 2명, 21~30명이면 3명, 31명 이상이면 4명까지 영입할 수 있다. 올해는 총 22명이 FA를 신청했다. 한화도 아직 한 명 더 영입 가능하다. 하지만 더 이상의 '쇼핑'은 없다.

현재 FA 시장에서 미계약자로 남아 있는 선수는 김현수 고영민 오재원(이상 두산)과 박재상(SK)이다. 김현수는 해외 진출을 노린다. 오재원은 기초군사훈련에 한창이다. 당장 잡을 수 있는 선수는 고영민과 박재상. 한화의 FA 추가 영입 계획은 없다. 박정규 한화 단장은 "이제 FA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FA 시장의 '큰 손'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시장에서 철수한 한화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