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을, "호주전 패배는 우리가 넘어야할 산"

[마이데일리 = 이천 안경남 기자]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 치러진 호주와의 평가전 패배 후 전가을(27·현대제철)은 가장 먼저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호주전 패배는 한국 여자축구가 넘어야할 산이라고 강조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끈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9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 0-1로 아쉽게 석패했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A매치서 승리를 다짐했지만 결정력 부족에 아쉬움을 삼켰다.

씁쓸한 패배에도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전가을이었다. 후반 12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전가을은 몇 차례 저돌적인 돌파와 크로스, 프리킥 등으로 호주의 장신 수비를 흔들었다. 특히 후반 막판 이금민에게 연결된 크로스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선보인 개인기는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러나 전가을은 팀 패배에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전가을은 “비공개 연습에선 이겼지만 실전에선 졌다. 오늘까지 포함해 호주를 상대로 이긴 적이 없는데 이것은 우리가 넘어야할 산”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컨디션이 문제였다. WK리그 종료 후 선수단 대부분이 몸을 만드는 상태였다. 반면 호주는 한창 시즌을 치르는 중간에 있다. 하지만 전가을은 그것이 핑계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가을은 “컨디션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며 “호주가 리그 중이라 몸이 더 좋았던 건 사실이지만 추운 날씨를 이겨낸 것 또한 인정해야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윤덕여호는 내년 2월 일본 오사카에서 올림픽 아시아예선을 치른다. 본선 티켓이 두 장 걸린 대회다. 한국은 강호 북한과 첫 경기를 시작으로 일본, 호주, 중국, 베트남과 차례대로 붙는다. 강팀과의 초반 일정이 부담스러운 대진이다.

하지만 전가을은 상대보다 우리의 준비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전가을은 “오늘 패배로 정신무장을 더 할 수 있게 됐다. 단단히 마음을 먹겠다”며 “북한과 첫 경기를 치르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제는 한국도 상대에게 껄끄러운 팀이 됐다. 어차피 다 붙어야 할 상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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