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서산시] 입안 가득 바다내음 퍼지는 어리굴젓의 그 맛, 서산 간월도 굴

'달빛을 본다'는 간월도의 자연산 굴은 크기는 잘고 육질은 단단해 맛이 깊다.

한반도에 자생하는 굴은 참굴, 강굴, 벗굴, 털굴, 바윗굴, 세굴, 토사굴, 중국굴 등 여덟 종에 이른다.우리가 흔히 먹는 굴은 참굴이다.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자생한다. 양식을 하는 굴도 참굴이다. 같은 참굴인데도 자라는 환경에 따라 크기와 맛이 크게 다르다. 자연산은 조수 간만의 차로 인해 하루에 두 번 바깥에 노출된다. 그러니까 햇볕에 마르고 바닷바람에 씻기면서 그 맛이 깊어진다. 크기는 잘고 육질은 단단하다.

서산 간월도의 굴은 자연산이다. 갯벌에서 자라며 하루에 두 번 조수 간만의 차이로 인해 바깥 공기에 노출된다. 굴은 잘고 단단하다. 여기에 간월도 굴만의 특징이 또 하나 붙는다. 굴이 바닷물 속에 있을 때 플랑크톤을 잡아먹기 위해 내미는 '날감지'가 잘 발달해 있다. 물살이 거세 그렇다고 한다. '날감지'는 검은띠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 간월도 굴은 검은색 줄이 진한 편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굴이 바위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갯벌에 제각각 박혀 있다는 점이다. 어민들에 따르면 굴이 처음에는 바위에 붙어 있다가 웬만큼 자라면 갯벌로 떨어져 자란다고 한다. 그래서 간월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굴을 '토굴'이라고 부른다.

간월도는 현재 이름만 섬이다. 1980년대 현대의 서산 간척지 사업으로 육지로 변했다. 이 일로 조선시대 때부터 굴 산지로 유명했던 간월도가 굴밭을 잃었다. 그런데 간척사업이 끝난 1986년 간월도 서쪽 개펄에서 살아남은 굴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간월도 주민들은 이 굴을 살리기 위해 한아름의 돌멩이를 배에 실어다 바다에 던져 넣었다. 인공으로 굴밭을 조성한 것이다. 그 돌에 굴이 닥지닥지 붙어 1988년 겨울부터 굴을 다시 채취할 수 있게 되었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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