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무도' 김태호 PD가 밝힌 위기 그리고 참치잡이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는 "쉽게 메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위기라고도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2005년 이후 10년 동안 숱한 위기를 겪고 매번 극복해온 김태호 PD에게 이제 '위기'는 '기회'가 된 지 오래였다. 끊임없이 도전을 갈구하는 사이 나름대로 '무한도전'만의 위기 대처법이 생긴 김 PD였는데, 의외로 김 PD가 밝힌 해답은 간단했다.

2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열린 '새로운 도전' 특별강연에 참석한 김 PD는 한 학생이 "'무한도전'이 위기를 맞을 때 대처하는 마음가짐이 궁금하다"고 묻자 "정답은 항상 제일 먼저 떠오른다"고 답했다.

"'무한도전'이 위기란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면 논란도 있고, 하차도 있고, 방송 내용에 문제가 있을 때도 있다. '웃음사망꾼'처럼 '노잼('재미가 없다'는 의미의 인터넷용어)'일 때도 위기란 단어가 나온다. 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지?' 싶을 때 정답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다. 그 다음에 떠오르는 것들은 지키고 싶은 것들에 대한 생각일 뿐이다.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이건 좀 줄여서 얘기할까?', '이 부분은 피해서 얘기할까?' 같은 것들이다. 그러면 진정성은 사라진다. 수많은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제일 먼저 얘기하고자 하는 건, 첫 번째로 떠오르는 생각부터 말하려고 한다. 수습은 그 다음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김 PD는 "무언가 시도할 때 잃을 것부터 생각하면 큰 도전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김 PD가 찾은 해답이 '무한도전'이 무려 10년을 버티고 '국민 예능'이란 수식까지 얻을 수 있었던 '핵심 가치'였던 셈이다.

김 PD는 "사실 지금이 위기다"고 했다.

"원년 멤버가 유재석 씨 한 명 밖에 없다. 얼마 전에 유재석 씨가 제게 '형돈이도 없고,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까? 연초에 너랑 나랑 참치 잡으러 갈까?' 하시더라. 저도 참치 잡는 건 너무 싫다. 그래서 '형, 저도 원년 멤버 아니에요' 했다."

김 PD는 "멤버들이나 제작진 모두 지금의 상황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면서 또 시청자들이 원하시는 답이 뭘까 계속 고민하고 있다. 다만 쉽게 메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위기라고도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자타공인 '위기 극복 전문가' 김 PD의 목소리는 은근히 자신 있게 들렸다.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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