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신청’ 황재균, MLB에 잘 맞는 이유

[마이데일리 = 이후광 수습기자] 황재균은 다른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가 26일 KBO에 황재균의 포스팅 시스템 공시를 요청한다. 황재균의 본격적인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한 행보가 시작됐다.

황재균은 올 시즌을 끝으로 7시즌을 마침에 따라 구단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할 수 있다. 그러나 KBO 규약 104조 2항 ‘해외 구단에 양도할 수 있는 선수는 1년에 한 명으로 한다' 때문에 앞서 롯데의 선택을 받은 동료 손아섭의 포스팅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손아섭에게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이 없었다, 결국 황재균이 기회를 얻었고 곧바로 포스팅을 요청했다.

황재균의 포스팅 신청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손아섭이 앞서 MLB 구단으로부터 응찰액을 받지 못했고 황재균은 그와 비슷한 인지도와 실력을 갖췄기 때문. 그럼에도 롯데는 황재균의 의견을 존중해 KBO에 포스팅을 신청했다. 구단의 동의가 필요한 포스팅 시스템의 특성상 롯데가 황재균의 의견을 받아들인 건 분명 이유가 있다.

황재균은 지난 2006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래 리그 통산 타율 0.280 1024안타 88홈런 481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타율 0.290 155안타 26홈런 97타점. 최근 4년 연속 전 경기에 출전하며 꾸준함과 체력을 모두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손아섭과 비교했을 때 힘에서 앞선다. 황재균은 올 시즌에 앞서 벌크업을 통해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기록으로 살펴봐도 올 시즌 타율 0.317 141안타 13홈런 54타점을 기록한 손아섭보다 홈런과 타점에서 우위를 보였다. MLB는 리그 특성상 아직까지 컨택과 출루를 중시하는 스몰볼 야구보다는 홈런과 장타를 앞세우는 빅볼 야구를 선호한다. 황재균에게 충분이 득이 될 수 있는 요소다.

황재균의 포지션인 3루수 또한 매력적인 부분이다. MLB에서 넘치는 외야수 자원과 달리 파워를 겸비한 3루수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강정호가 높은 포스팅 금액으로 MLB에 입성한 이유도 그가 거포 유격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황재균은 신인 드래프트 당시 유격수로 선발됐다.

미국 SB네이션과 야후 등 다수의 매체들은 황재균의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그의 LA 에인절스 행을 점치기도 했다. 올 시즌 에인절스의 주전 3루수 데이빗 프리즈가 타율 0.257(424타수 109안타 14홈런)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MLB 사무국은 KBO에 내달 3일 그의 포스팅 결과를 통보한다. 거포 3루수에 탄탄한 체력까지 갖췄다는 점. 그의 포스팅 결과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이유다.

[황재균.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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