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프로팀 감독, 맡겨만 주면 더 하고파"

[마이데일리 = 지승훈 수습기자] "프로팀 감독, 맡겨주면 한 번 더 하고 싶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지난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2015 프리미어 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8-0으로 승리하며 우승했다. 그는 25일 오후 뉴스전문채널 YTN에 출연해 우승 당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감독은 "도쿄돔에서 애국가가 퍼지니까 찡했다"면서 "선수들에게 '국가관이 확실하게 생기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며 우승 당시를 떠올렸다. 감격스럽다는 김인식 감독은 "영원히 남을 만 한 명경기가 아니었나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만난 일본과의 경기에서 9회초에만 4점을 뽑아내며 짜릿한 4-3 역전승을 거뒀다. 당시 김인식 감독은 9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오재원을 대타로 내세웠다. 이에 김 감독은 "(이순철 코치와)고민을 많이 했다. 손아섭을 내보내느냐, 오재원을 내보내느냐 고민을 했다"면서 "오재원이 손아섭보다 빠르고 움직임이 더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판단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대타가 연타를 치고 나니까 일본 벤치가 긴장한 거 같더라"며 웃음을 보였다.

한국은 해당 대회에서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오타니는 한국을 상대로 1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완벽투를 보였다. 김 감독은 오타니에 대해 "메이저리그 A급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볼 자체도 빠르지만 타자를 현혹하는 무서운 볼을 가지고 있다. 틀림없이 (메이저리그)2선발 안에 낄 것 같다"고 높게 평가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02년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시작으로 줄 곧 국가대표팀을 맡아왔다. 그는 또한 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를 이끌며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맹활약했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에서 통산 1000승 달성에 단 20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감독으로서 한 시즌만 더 뛴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이에 그는 "(프로팀을 맡을 수 있는)기회가 주어지면 하고 싶다. 하지만 현재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감독이 야구 국가대표팀을 맡는 건 쉽지 않다. 이에 김 감독은 "전임감독제가 있어야된다고 본다. 프로야구 감독과 함께 하는 건 불가능하다. 부담이 굉장히 된다"면서 "이제는 후배들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옅은 웃음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쿠보 히로키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을 두고 "오타니 교체에 대한 비난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좌절과 실패를 겪어야만 좋은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다"며 상대 감독까지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인식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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