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로저스·탈보트 재계약 대상자 명단 올린다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미치 탈보트 둘 다 재계약 대상자 명단에 올릴 예정이다.

그날이 왔다. 11월 25일은 KBO리그 외국인 선수 재계약 의사 통지일이다. KBO리그 10개 구단은 25일 오후 5시까지 KBO에 외국인 선수 재계약 대상자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고 해서 무조건 내년에 함께 가는 건 아니다. 다음 달 31일까지 계약하면 해당 선수가 내년 시즌 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풀어주면 그만이다.

한화도 외국인 선수 재계약을 놓고 고민 중이다. 구단 관계자는 24일 "로저스와 탈보트에게는 재계약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이들을 명단에 포함하고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 한 관계자는 "명단에 포함하면 잡겠다는 의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화는 로저스만큼은 무조건 잡는다는 생각으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에 외국인 선수 담당 직원도 파견했다. 탈보트와의 재계약 방침은 확실히 정해진 게 없다. 여전히 고민 중이다. 일단 재계약 의사를 통보하고 상황을 지켜본다는 계산. 타자 제이크 폭스와는 결별을 확정했다.

쉐인 유먼의 대체자로 합류한 로저스는 10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로 맹활약했다. 비록 팀이 5강에 진출하진 못했지만 임팩트는 대단했다. 삼진 60개(경기당 평균 6개)를 솎아내는 위력을 자랑했다. 최고 구속 155km 강속구와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위력이 대단했다. 시즌 마지막 홈 경기가 끝난 뒤에는 팬들의 성원에 감동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더그아웃 응원단장 역할을 자처했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취재 결과 로저스는 지난해 뛰었던 도미니카리그 티그레스 델 리세이에 합류해 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정식으로 팀에 합류한 것은 아니다. 친한 동료들이 있어 함께 훈련하는 차원"이라고 귀띔했다. KBO리그를 경험한 하이로 어센시오(전 KIA), 유네스키 마야(전 두산)가 델 리세이에서 뛰고 있다.

탈보트는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11패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했다. 10승을 따냈지만 기복이 심해 확실한 믿음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 올해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 148km는 어렵지 않게 찍었다. 그런데 강점이던 제구가 흔들려 무너지곤 했다. 2차례 2군에 다녀왔고, 시즌 막판에는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 2007년 세드릭 바워스 이후 지난해까지 외국인 10승 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잔혹사를 끊어준 게 탈보트였다. 부상만 없다면 한 번 더 믿어볼 여지는 남아있다.

한편 KBO는 오는 30일 보류선수 명단을 공시한다. 여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외국인 선수는 짐을 싼다는 얘기다. 누가 남을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누가 떠날지는 30일에 정확히 알 수 있다.

[한화 이글스 에스밀 로저스, 미치 탈보트(왼쪽).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