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김인식 감독 "韓에도 오타니 같은 선발투수 나와야"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김포공항 강산 기자] "한국에도 오타니 같은 선발투수 나와야 한다."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한국 프리미어 12 대표팀 선수단은 22일 오후 3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B조 조별리그 전적 3승 2패를 기록했고, 8강전에서 쿠바, 준결승에서 일본을 연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미국을 8-0으로 완파하고 초대 대회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선수단은 깔끔한 정장을 갖춰 입고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피곤한 기색이 보였지만 초대 대회 우승의 기쁨까지 숨기진 못했다.

김 감독은 귀국 직후 취재진과 만나 "출발은 매우 불안했고, 걱정도 됐다"면서도 "우리가 삿포로에서 일본전 지고 대만으로 이동하면서 정비를 잘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출발은 매우 불안했고,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가 삿포로에서 일본전 지고 대만으로 이동하면서 정비를 잘했다.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마운드인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그러다 보니 타선까지 터졌다. 도미니까공화국전까지는 초반에 점수를 못 내서 매우 고전했는데, 이대호가 홈런을 치고 나서 터졌다. 큰 점수 차로 이기다 보니 일본전 패배를 잊은 것 같다.

이후 베네수엘라와 멕시코를 상대로도 잘했다. 미국과의 예선전에서는 비록 졌지만 박병호 등 주축 타자들이 안 나와서 승부치기까지 갔다. 일본과의 준결승은 극적이었다. 그러면서 분위기가 살아났고, 결승에서 자신감을 찾았다. 선수들도 잘 싸웠고, 같이 일했던 코치진, 트레이너들까지 박자가 잘 맞았다. 도쿄돔에서 일본과 미국을 꺾은 게 감동적이다."

-일본과의 4강전이 인상깊었다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의 공을 개막전 때 너무 못 쳤다. 준결승에서도 손도 못 댔다. 선수들은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뛰었다. 야구는 노히트노런 당할 게 아니면 한 번은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추가점 안 준다는 생각으로 마운드를 운용했다. 사실 오타니 공이 너무 강력했기 때문에 노리모토 다카히로와 마쓰이 유키(이상 라쿠텐)의 좋은 공도 공략했던 것 같다. 오타니 공을 보다가 노리모토, 마쓰이 공 보니 눈에 익은 듯하다."

-일본과의 4강전 승리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아시안게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 2회 대회에서 일본과 많이 붙었다. 우리가 많이 이긴 것 같은데 이번에는 오타니 공을 너무 못 쳤다. 일본의 심장인 도쿄돔에서, 많은 관중 앞에서 역전했다는 게 의미가 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일본전) 이승엽의 8회 역전포 이후 최고였다. 이번이 더 극적이었다."

-우승했지만 미래를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일본 투수들의 실력과 미국 외야수들 강한 어깨가 부러웠다. 사실 미국과의 예선에서 김현수가 3루 리터치를 할 때는 아웃이라 생각했지만 정근우까지 아웃될 줄은 몰랐다. 국내에서 그런 상황이 나왔을 때 어떤 외야수가 보살을 기록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오타니는 6~7회까지 구속이 줄지 않고 90개는 던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부럽다. 그런 선발투수가 나와줘야 한다. 기초부터 단단하게 해야 한다. 체력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그만큼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대표팀 전임감독제에 대한 생각은

"분명히 필요하다. WBC 1, 2회 당시 나는 한화 감독이었다. 부담이 굉장히 컸다. 프로 구단 감독 맡으면서 대표팀까지 맡기에 부담이 클 것이다. 젊은 감독들이 전임 감독을 맡아 새롭게 갔으면 좋겠다."

[김인식 감독(오른쪽)이 구본능 KBO 총재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 = 김포공항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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