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골목친구①] 류준열, 개정환부터 짝사랑남까지 '쌍문동 매력부자'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이런 빙신아, 너 도시락 안싸도 되겠다. 얼굴에 붙은 거 떼먹으면 되겠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는 '응답하라' 세 번째 시리즈로, 역시나 여주인공의 남편찾기가 재미 포인트다. 하지만 '응답하라 1988'에서는 초반부터 김정환(류준열)의 매력이 폭발하면서, 남편찾기가 더이상 중요하지 않게 됐다. 온전히 정환의 매력을 따라가기에도, 1시간이 짧다.

세상만사 다 귀찮다. 쌍문고 2학년인 정환은 "아이고 성사장!"을 외치는 흥부자 아빠 김성균(김성균)과 호피무늬 옷을 즐겨입어 '치타'라는 별명을 가진 라미란(라미란)의 둘째 아들로, 집에서는 방 안에서 만화책을 읽는 전형적인 귀차니즘 스타일이다. 매사에 불만이 많이 투덜대는 등 전형적인 나쁜남자의 요소를 다 갖췄다. 얼굴에 밥풀을 묻히고 나온 덕선(혜리)에게도 "빙신"이라 말하는 이 남자다.

앞서, '쌍문동의 박남정' 동룡(이동휘)은 술을 한 잔 마시고 "요즘 덕선이 이쁘지 않냐"라고 나름의 취중진담을 건넸고, "그렇다"고 말하는 친구들과 달리 정환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 3회만에 정환의 내면에 감춰졌던 덕선을 향한 마음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전교 1등 성적과 달리 탈선의 아이콘인 정환은 경주 수학여행에서 썸띵 스페셜 양주를 황금같이 여겼고, 늦은 밤 덕선과 만나 몰래 넘겨받을 각오였다. 하지만 학주이자 동룡의 아버지에게 걸렸고 덕선과 정환은 좁디좁은 골목길에 몸을 밀착하게 됐다. 그동안 동성친구처럼 편하게 여기며 십수년을 함께 해왔지만 사춘기를 거치며 덕선은 더이상 친구가 아닌 여자가 됐다.

정환은 좁은 골목길에서 덕선이 자신에게 기대자 어찌할 바를 모르며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을 지었고, 시청자들에게도 첫사랑의 간질거림이 전해졌다. 또 카메라를 잃어버려 정환에게 백허그 아닌 백허그를 했을 때도, 정환은 어쩔 줄 몰라하며 쩔쩔 맸다. 그동안 까칠하기만 했던 '개정환'이 덕선 앞에서 작아지는 순간이었다.

정환의 매력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힘줄이 터져라 덕선을 보호하기 위해 매달리는 모습에서 십분 발휘됐다. 만차버스에서 굳이 덕선의 곁으로 가, 덕선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도 '정환앓이'를 시작하게 했다. 정확히 4회만에 정환은 이전 '응답하라' 시리즈의 윤윤제(서인국), 쓰레기(정우)와 또다른 남주인공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응답하라 1988' 류준열. 사진 = tvN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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