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련화', 천년을 넘나들기엔 엉성하고 불친절하다[MD포커스③]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천년을 넘나드는 '운명적 사랑'을 그리기엔 엉성하고 불친절했다.

11일 밤 방송된 2부작 판타지 멜로드라마 '설련화'(극본 민지은 연출 송현욱)은 천년 전 이수현(지진희)과 한연희(이지아)의 사랑과 현생의 이야기를 교차해서 그려냈다. '설련화'는 중국영화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었단 것을 감안할 때 연출이 산만하고, 천년 전과 현생의 상황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한 느낌이었다. 천년 전의 모습이나 현재의 상황이 서로의 꿈이라는 설정으로 펼쳐졌는데, 이게 천년 전에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그저 단발성의 꿈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켰다.

특히, 수현이 연희가 여자임을 알게 되는 장면은 '설련화'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여야 했다. 하지만 천년 전 수현은 그저 마문재(안재현)과 연희의 말다툼을 엿듣다, 연희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현재엔 연희의 언니가 "연희는 제 여동생이다"라고 털어 놓는 것으로 실마리를 풀어갔다. 드라마틱한 전개라기 보다는 진부하고, 식상한 설정에 가까웠다.

결말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수현은 자신의 몸을 던져 연희를 안고 고층 빌딩에서 추락하는데, 두 사람은 결국엔 목숨을 건졌다. 수현의 품에 안겨 떨어진 연희는 금새 회복했다. 연희의 짧은 머리가 허리까지 길었을 때에야 수현은 깨어나는데, 이 역시 개연성이 떨어졌다. 해피엔딩을 위한 헤피엔딩이라는 생각을 감출 수 없었다.

2부작 드라마 물리적인 한정을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절하게 잘 짜여진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 불친절한 작품이었다.

다만, 천년 전 마문재가 현재의 최유라(서지혜)로 환생했다는 설정은 나름 신선했다. 입술을 만지는 캐릭터 설정과 유라가 천년 전 문재가 했던 악행의 저주로 현생에 자신이 죽도록 미워했던 수현을 사랑하고, 사랑했던 연희를 대적해야만 하는 상황은 재미 있었다.

'설련화'는 꿈속에서 천 년 전 사랑을 다시 만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멜로드라마로 배우 지진희, 이지아, 서지혜, 안재현, 최민이 출연했다.

[사진 = SBS '설련화' 방송화면 캡처, SBS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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