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하게 고고', 채수빈의 악역 선택은 옳았다 [종영기획③]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채수빈이 악역으로 연기변신을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전작의 이미지를 버리고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채수빈은 '발칙하게 고고'를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채수빈은 KBS 2TV '발칙하게 고고'(극본 윤수정 정찬미 연출 이은진 김정현 제작 콘텐츠K (유)발칙하게고고문화산업전문회사)에서 만년 전교 2등 권수아 역으로 열연했다. 권수아는 성적을 위해서라면 친구마저도 철저하게 이용하는 악녀였다.

그동안 권수아는 엄마의 로드맵에 따라 앞만 보고 달렸다. 부잣집에 똑똑한 머리, 청순한 외모까지 갖출건 모두 갖춘 '엄친딸'이었지만, 김열(이원근)에게는 절대 이기지 못하는 만년 2등이라는 콤플렉스를 늘 가슴 한 켠에 지니고 다녔다.

결국 권수아는 그토록 친하게 지냈던 강연두(정은지)를 내버려 철천지 원수가 됐고, 쉴 새 없이 계략을 꾸며 강연두를 못살게 굴었다. 급기야 권수아는 김열을 시기해 그를 시험지 도둑으로 몰기도 했고, 그의 절친인 서하준(지수)의 약점을 이용해 궁지로 몰아넣기도 했다.

더 나아가 권수아는 강연두의 절친이었던 하동재(차학연)가 신체접촉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다른 친구들을 시켜 농구부에서 나오도록 했으며, 자신의 스펙을 완성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세빛고에 치어리딩부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권수아의 변화는 바로 이때부터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권수아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틈틈이 자신의 아픔을 드러냈다. 급기야 지난 10회에서는 지난 날을 반성하며 자살시도를 감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는 곧 하동재로 인해 중단됐고, 친구들의 용서와 화해로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동안 미워할 수밖에 없는 악역이었지만, 어느새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이 되어 있었다.

채수빈은 끝도 없이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순간 순간 여린 모습과 열등감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이중적인 권수아를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소화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MBC '원녀일기'로 데뷔해 불과 1년밖에 되지 않는 짧은 경력임에도 채수빈이 보여준 연기는 보는 이들의 극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KBS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의 절대 긍정 아이콘에서 '발칙하게 고고' 속 이중적인 악역까지 극과 극 캐릭터를 넘나든 채수빈이 앞으로 또 어떤 변신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채수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2TV '발칙하게 고고' 홈페이지]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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