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뷰티풀 선데이', 어쩌면 몰랐던 공감 그 치유의 힘 [MD리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어쩌면 우리는 모르고 지냈을지 모른다. 공감 그 자체가 얼마나 큰 치유의 힘을 가졌는지. 연극 '뷰티풀 선데이'는 그 공감 속의 치유를 갖고 있다. 내 일, 내 감정과 같아서 공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공감을 찾으며 위로하고 치유하는 것이다.

연극 '뷰티풀 선데이'가 5년만에 돌아왔다. 2006년 봄 초연돼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작품. 이에 2010년 재공연 됐고, 5년 만인 2015년 앙코르 공연을 시작했다.

일본의 극작가 나카타니 마유미가 2000년에 쓴 연극 '뷰티풀 선데이'는 한 여자가 게이 커플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 속에서 사랑과 이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며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접근 방식을 보인다.

'뷰티풀 선데이'는 다소 독특한 상황 속에서 시작된다. 술을 마신 강은우가 실수로 자신이 살던 옛날 집에 와서 자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현재 집주인 오정진과 그의 연인 이준석이 강은우와 함께 하며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그 안에서 상처를 고백하고 서로 치유하게 된다.

극 초반 정신 없이 흐르는 독특한 상황은 웃음을 유발시킨다.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강은우와 마냥 해맑은 이준석이 그저 흘러가는대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현재를 즐기는 것과 달리 까칠한 오정진은 상황을 정리하려 하고 답답해 하는 과정에서의 캐릭터 매력과 독특한 상황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 재치 있고 생생한 대사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정신 없이 상황이 흘러가는 동안 인물의 감성은 조금씩 변화한다. 이는 인물의 섬세한 묘사에서 드러난다. 소소한 사건들 속에서 넌지시 속내를 드러내고, 이후에는 결국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키게 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각기 다른 고민의 무게를 마음대로 평가할 수 없듯, 이들은 저마다 다른 고민을 털어 놓게 되면서 서로의 고민을 마주한다. 그 안에서 자신의 고민 역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에 공감이 생겨난다.

고민과 상처가 드러나면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외로움과 사랑 등의 감정도 더 현실적이게 다가온다. 또 동성애 소재가 등장하는 만큼 편견과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여러 상황, 감정들이 표현되는데 이같은 부분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부담이 없다.

오히려 인물들의 각기 다른 고민들이 결국에는 공감을 통해 치유되면서 관객들 역시 '뷰티풀 선데이'가 전하고자 하는 치유의 힘을 고스란히 전해 받는다. 재치 있고 가벼운 터치로 결국에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이번 '뷰티풀 선데이'에서는 연극배우 정선아와 천상지희 선데이, 최지훈, 성열석, 이태구, 김보정, 김우혁이 출연한다.

연극 '뷰티풀 선데이'. 공연시간 120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양레퍼토리씨어터. 오픈런. 문의 02-764-6460

[연극 '뷰티풀 선데이' 포스터. 사진 = (주)제라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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