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응팔', 혜리에게 대표작이 생길지도 몰라 [MD리뷰]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똑 단발에 복고 패션까지, 촌스러워진 혜리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6일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새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에서는 쌍문동 골목의 첫 번째 이야기 '손에 손잡고'가 전파를 탔다.

넉넉하지 않았지만 나누는 게 당연했던 1988년. 평상 위 아줌마들 수다 소리, 골목에서 떠드는 아이들, 이웃들의 이야기 소리가 가득한 쌍문동 골목길이었다.

정 많고 사람 좋아 덜컥 서준 빚보증이 잘못돼 반지하에 사는 동일네는 바람 잘 날 없었다. 가난보단, 허구한 날 싸우는 두 딸이 더 걱정거리다.

이일화(이일화)는 남편 성동일(성동일)에게 빈틈 많은 월급 봉투를 받고 언성을 높였다. 그 싸움은 덕선(혜리)과 보라(류혜영)에게로 번졌다. 눈만 마주치면 싸움이 벌어지는 앙숙자매였다.

말다툼이 생기면 언니는 동생의 머리채 부터 잡는다. 자신의 화장품을 몰래 가져다 쓰는 동생에게 "너 한 번만 더 쓰면 죽여버린다"는 어마무시한 경고도 서슴지 않지만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는 덕선이다.

덕선은 다시 언니의 화장품을 집어 들었고, 서툰 메이크업 솜씨는 충격적인 비주얼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파란 아이섀도우, 빨강 립스틱, 테이프를 잘라 굵은 쌍꺼풀을 만들고는 천연덕스럽게 미소를 짓기도 했다.

고대하던 88서울올림픽 피켓걸에 발탁된 덕선은 열정을 불태우며 연습에 매진하다 언니에게 "죽으려고 환장했지"라는 듣기도 했는데,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결국 그 꿈은 좌절되고 말았다. 덕선이 나서기로 마다가스카르가 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것. 갖은 미움에도 굴하지 않았던 덕선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켜켜이 쌓인 울분을 토해내며 동정을 부르기도 했다.

괴성부터 민낯, 천연덕스러운 덕선의 성격을 곧 잘 소화한 혜리의 연기는 남은 항해에 기대를 걸어봄직 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응답하라 1988'은 2015년판 ‘한 지붕 세 가족’으로,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우리 골목, 우리 이웃을 담아내며, 아날로그식 사랑과 우정, 평범한 소시민들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50분 방송.

[사진 = tvN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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