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유희관·김현수 긍정모드, 경기력과의 상관관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긍정이 넘쳤다.

9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두산 대표로 참가한 김현수와 유희관은 딱딱하고 경직한 답변을 내놓았던 넥센에 비해 여유가 넘쳤다. 넥센의 저력을 인정하면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둘 모두 좋지 않았던 기억보다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10일 1차전을 기다렸다.

긍정의 힘은 강하다. 자신이 믿는대로 실전서 이뤄진다는 뜻. 스포츠 의학, 심리학에서도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경기에 임한 선수가 부정적이고 불안한 심리를 갖고 경기에 임한 선수보다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유희관과 김현수가 맞이하는 무대는 극도의 스트레스가 지배하는 포스트시즌. 두 사람은 자신을 잘 다스리고 있다.

▲아픈 과거

두 사람은 아픔이 있다. 유희관은 정규시즌 막판 좋지 않았다. 김현수는 포스트시즌서 고개를 숙였던 기억이 있다. 두 사람은 애써 피하지 않았다.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유희관은 "9월에 좋지 않았다. (2승1패 평균자책점 7.52) 이유는 따로 없다. 그냥 얻어 맞을만 했으니까 얻어 맞은 것이다. 좋지 않았을 때 항상 공이 눈에 익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3년이 지났으니 당연하다. 다 잊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포스트시즌은 또 다른 무대다"라고 했다.

김현수는 "괜찮다는 말을 남들은 한 번 하는 것이지만 듣는 사람은 40번 정도 듣는 것이다. 이번엔 '괜찮아'라는 말을 듣지 않겠다"라고 했다. 2007년과 2008년 김현수는 KBO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해 한국시리즈서는 타율 0.238, 0.048에 그쳤다. 결정적 찬스에서 병살타를 치며 수 차례 고개를 숙였다. 넥센과의 2013년 준플레이오프서도 타율 0.067에 그쳤다. 그럴 때 주변의 격려가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됐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못했던 건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던 순간을 많이 기억한다"라고 했다. 사실이다. 예를 들어 2013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서는 타율 0.333으로 좋았다.

▲신뢰와 다짐

유희관은 "정규시즌 기록은 무시할 수 없다"라고 했다. 9월에 부진했지만, 18승5패 평균자책점 3.94의 기록의 가치가 더 높다는 것. 맞는 말이다. 더구나 그는 "2013년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서 좋았던 기억이 있다. (2승 평균자책점 0.63) 3차전(13일 목동)에 등판한다. 서건창의 출루를 막아야 한다.(발 빠른 타자의 봉쇄, 그리고 중심타선과의 시너지효과 경계.) 그리고 더 정교하게, 그리고 낮게 던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라고 했다.

유희관은 김현수에 대한 믿음도 드러냈다. 그는 "현수가 잘해줄 것 같다. 원래 잘 하는 선수 아닌가"라고 했다. 김현수도 화답했다. "우리 팀의 키 플레이어는 나다. 내가 잘해야 한다. 전쟁에서 중요한 건 핵인데, 넥센에서 터졌으면 한다. 우승으로 감독님에게 보답하고 싶다"라고 화끈한 출사표를 던졌다.

▲철저한 준비

아무런 준비도 없이 긍정적 마인드만 갖는 건 아니다. 넥센 중간계투진의 약점을 지적하자 김현수는 "그렇지 않다. 넥센 불펜 투수들의 구위가 좋다. 조상우는 물론이고, 김택형이 좌타자를 잡기 위해 올라올 것이다. 김택형 구위도 좋다"라고 경계했다. 물량에선 넥센 불펜이 두산보다 밀린다. 하지만, 큰 경기서는 구위로 윽박지르는 불펜 투수가 많을수록 타자가 부담스럽다는 게 중론. 김현수도 "포스트시즌은 한 타석, 한 타석이 다르다. 체력이 소모된다.(그만큼 집중도가 높다.) 경기 막판 공 빠른 투수를 만나면 쳐내기 어려운 이유"라고 했다. 김현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지켜보며 넥센 불펜 투수들을 충분히 연구한 눈치다.

유희관은 "하이라이트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챙겨봤다. 넥센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다. 역시 넥센은 서건창의 출루를 막아야 한다"라고 했다. 발 빠른 서건창이 2~3번에서 출루할 경우 박병호, 유한준 등 중심타선에 이어지는 시너지효과가 높다. 테이블세터 출루 억제가 최우선 과제라고 내다본 것. 3차전 선발 등판이 내정된 유희관은 1~2차전서 넥센 타자들을 충분히 연구할 계획이다.

이유 없는 긍정은 없다. 유희관과 김현수가 준비된 긍정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려고 한다.

[유희관과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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