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BIFF 결산②] 이용관X강수연 공동위원장, 꿀 케미 빛났다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공동위원장 체제라는 변화를 맞이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후 두 번째 공동위원장 체제다.

올해 지난 2010년부터 원톱체제로 집행위원장을 맡아 온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인물이 강수연 집행위원장이다. 그동안 공동집행위원장 제안을 받아왔지만 배우의 일 외엔 생각해 본 적이 없다던 강수연 위원장. 그는 지난해 ‘다이빙벨’을 상영을 강행한 이후 정치적 외압 논란이 일었고 일각에서 존폐위기론까지 언급하던 부산국제영화제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시작은 구원투수였지만 영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강수연 위원장은 영화제에 없어서는 안 될 안방마님이었다.

무엇보다 이용관 위원장과의 케미스트리가 빛났다. 기자회견 등 영화제 행사에 함께 참석한 두 사람은 마치 오랫동안 함께 공동 위원장을 해 온 것처럼 호흡이 척척 맞았다. 이용관 위원장의 배려와 영화제 전부터 공부를 쉼 없이 해왔다는 강수연 위원장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분위기를 이끄는가 하면 이 위원장의 농담과 강 위원장의 호통한 성격이 어우러지며 현장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특히 강 위원장은 올해 처음으로 위원장직을 맡은 데다, 불과 개막 3개월을 앞두고 공동위원장에 위촉된 만큼 시간도 빠듯했지만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짧은 시간동안 영화제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호스트로서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APAN(아시아 연기자 네트워크) 등 적지 않은 프로그램도 강 위원장의 아이디어. 그리고 위원장으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영화제를 찾은 게스트들을 품에 안았다. 이런 강 위원장을 바라보는 이 위원장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머물렀고, 이 모습이 종종 포착돼 훈훈함을 안기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올해 첫 취임인 만큼 특급 아이돌 못지않은 스케줄도 소화했는데, 특유의 카리스마와 호탕한 성격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손님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올해 특히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우리가 봐도 안쓰러울 만큼 열심히 발로 뛰었다”며 두 위원장의 발로 뛰는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떳떳한 성인식을 치러냈다. 외압 논란이 일었고 영화제의 독립성이 위협받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움을 딛고 훌륭한 성인이 됐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힘겨운 시기를 이겨낸 후 진짜 강건한 어른이 되는 것처럼 앞으로도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 우뚝 선 영화제가 되길 그리고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발돋움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되기를 바란다.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 개막작과 폐막작 기자회견에서 양 끝에 앉아 모더레이터로 활약한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이용관 집행위원장(아래). 사진 = 부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부산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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