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BIFF 결산①] 논란 속 성공적 폐막, 실속있던 성년식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올해 성년이 된 부산국제영화제는 여러 가지 우려 속에서도 무사히 커튼콜을 내린다.

지난 1일 개막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이 열린 영화의전당을 중심으로 해운대 비프빌리지, 남포동 시내 일대에서 진행됐다. 국내외 스타들은 부산으로 향했고 쉽게 볼 수 없는 이들을 부산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깊었던 까닭은, 성년맞이를 앞두고 여러 논란 속에 지독한 성장통을 겪은 이후였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으로 부산시와 갈등을 빚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영진위 지원금이 반토막 삭감된 데 이어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 압박 등 여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배우 강수연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으로 낙점돼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손님맞이를 했고,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는 의미와 내실에 더욱 신경을 썼다. 특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2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진 것은 물론, 아시아영화를 소개하며 특히 과거의 명작들을 되짚는 의미있는 시간이 됐다.

33년만에 출연작 '하녀'로 배우 이은심의 고국을 찾아 관객과의 대화(GV)를 가졌고, 해외스타 틸다 스윈튼과 소피 마르소, 사토 타케루, 실비아 창, 나스타샤 킨스키 등이 방문해 공식 기자회견부터 야외무대까지 다양한 무대를 통해 팬들을 만나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올해 개막작이었던 인도영화 '주바안'은 모제즈 싱 감독의 첫 작품으로, 청년 딜셰르가 자아를 찾는 과정을 독특한 시선으로 그려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발리우드의 전형성을 깨고 실험적인 장치들을 부여해 신선함과 재미를 안겼고 메시지 또한 관객들에게 울림을 줘, 개막작으로 더없이 뜻깊은 작품이었다.

폐막작은 중국 래리 양 감독의 '산이 울다'로, 사실주의적인 멜로 드라마다. 잔잔한 내러티브와 랑예팅, 왕쯔이 등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내실을 갖추기 위해 만전을 다했고 예산 삭감의 힘든 여건 속에서도 큰 사건사고없이 마무리됐다. 개막 당일 폭풍우가 불었던 부산의 모습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둔 상황과 비슷했다. 하지만 폭풍우가 걷히고 적절한 바람과 태양이 내리쬐듯,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내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린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위), 개막작 '주바안' 기자회견 모습. 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부산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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