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딩골' 구자철, 득점 찬스에선 9번 같았다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4-2-3-1 포메이션의 왼쪽 측면에 섰다. 하지만 득점 찬스에선 마치 ‘9번 공격수’ 같았다.

한국은 8일(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쿠웨이트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4전 전승을 기록한 한국은 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쿠웨이트는 3승1패로 조 2위에 머물렀다.

구자철은 결정력에 강한 미드필더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선 득점왕을 차지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골을 터트리며 한국에 동메달을 안겼다. 올 시즌에도 부상 복귀 후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을 공격적인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쿠웨이트 원정에서도 손흥민의 빈 자리를 구자철로 메웠다. 낯선 위치는 아니다. 소속팀에서도 자주 측면에 서는 구자철이다. 지난 레바논 원정에서도 사이드에서 활약했었다.

측면에 위치했지만 구자철의 활동반경은 넓었다.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중앙은 물론 공격시에는 최전방까지 이동했다. 특히 득점 찬스 장면에선 마치 ‘9번 공격수’ 같았다.

선제골 장면이 대표적이다. 전반 12분 박주호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과정에서 구자철은 어느 샌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해 헤딩으로 쿠웨이트 골망을 흔들었다. 석현준이 상대 수비수를 유인하면서 생긴 공간을 파고든 결과였다.

이후에도 구자철은 자주 페널티박스안에서 득점 기회를 노렸다. 측면에서 공을 전개하다가도 후방 또는 반대쪽에서 공이 올라올 타이밍에는 최전방으로 전진했다. 후반 22분에는 화려한 턴 동작으로 수비를 제친 뒤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고 후반 28분에는 오른발 슈팅이 쿠웨이트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구자철의 득점 가세로 슈틸리케 감독은 보다 다양한 공격 옵션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이 없는 상황에선 측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처진 공격수 또는 중앙 미드필더도 가능하다. 러시아를 향해 순항 중인 슈틸리케호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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