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넥센의 과제 ‘보이지 않는 실책을 줄여라’

[마이데일리 = 이후광 인턴기자]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는 조금 달라야 한다.

넥센 히어로즈는 전날(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SK 와이번스를 5-4로 꺾었다. 넥센은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가까스로 승리하며 오는 10일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르게 됐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이번 시리즈의 핵심은 첫 경기 승리다. 1차전에서 끝내야 다음 단계에서도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며 첫 경기 승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염 감독의 뜻이 이뤄졌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는 한 판이었다. 보이지 않는 실책들이 경기를 불필요하게 11회까지 끌고 간 것.

5회초 역전을 당하는 과정이 그랬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5회초 2사 주자 3루에서 SK 박정권이 타석에 들어섰다. 박정권의 다소 빗맞은 타구가 좌측으로 향했고 넥센 좌익수 박헌도는 의욕에만 앞선 나머지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다. 공은 박헌도의 글러브와 다소 먼 곳에 떨어졌고 결국 나주환이 3루까지 가는 빌미를 제공했다.

보이지 않는 실책은 이어졌다. 박헌도가 빠트린 공을 야수들이 중계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유격수 김하성이 나주환을 잡으려 3루로 강하게 송구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의욕이 앞섰다. 공은 3루수가 아닌 나주환의 몸에 맞으며 파울지역으로 굴러갔고 그 사이 나주환이 홈을 밟았다. 2번의 미숙한 플레이로 타자 주자가 홈을 밟은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순간이었다.

연장 11회초도 아쉬웠다.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SK 박재상이 2루 땅볼을 쳤고 넥센 야수들은 병살 플레이로 이닝을 마치려 했다. 하지만 2루수 서건창의 공을 받은 김하성이 조급한 나머지 1루 악송구를 범했다. 이닝을 끝내지 못한 넥센은 최정의 타석 때 한현희가 폭투를 기록, 3루주자 나주환이 홈을 밟아 실점했다.

중요한 순간 보이지 않는 실책은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치명적이다. 특히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두산은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를 추구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약간의 머뭇거림으로 순식간에 주자가 득점권에 갈 수 있는 팀이 두산이다. 빠른 주자가 즐비한 두산을 막기 위해서는 세밀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넥센은 2년 전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에게 2연승을 하고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친 적이 있다. 재작년의 설욕을 위해서라도 보이지 않는 실책은 줄여야 한다. 선수들의 여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수비하는 넥센 김하성(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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