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정규시즌 마감, 풍성한 기록 쏟아졌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를 끝으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이 마침내 190여일에 걸친 대장정을 마쳤다. kt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꿈에 그리던 사상 첫 10구단 체제로 시작한 2015 KBO 리그는 늘어난 경쟁자들 만큼이나 시즌 막판까지 순위를 알 수 없는 치열한 승부가 계속되었고 출범이래 가장 많은 720경기를 펼치며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기록들이 쏟아졌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2010년대 KBO 리그를 독주하고 있는 삼성은 NC의 끈질긴 추격을 뒤로하고 3일 목동 넥센전에서의 승리로 연속우승 기록을 5년으로 늘렸다. 이러한 기록을 달성하기까지는 투타에 걸친 여러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 시즌 삼성은 역대 최초로 선발투수 5명이 모두 10승을 거뒀고 타격에서도 10명의 타자가 100안타를 기록한 최초의 팀이 됐다. 그 밖에도 팀 통산 2300승, 1100세이브, 4100홈런, 3만8000안타, 5만8000루타, 1만9000타점, 2만1000득점 등을 모두 최초로 달성하며 늘어가는 우승 횟수 만큼이나 팀 기록에서도 새로운 길을 열었다.

개인 기록에서는 KBO 리그 최초의 40홈런 40도루를 비롯해 시즌 최다 타점, 최다 루타, 최고 장타율, 최다 홀드 등 다양한 시즌 최고 기록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 소속팀 NC를 창단 2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던 테임즈는 올 해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KBO 리그를 평정했다. 지난 8월 28일 마산 한화전에서 역대 최소 경기(112)로 KBO 리그 통산 8번째 30홈런 30도루를 달성한 테임즈는 결국 10월 2일 문학 SK전에서 3회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 출루 뒤 2루를 훔쳐내며 KBO 리그 최초의 40홈런 40도루를 완성시켰다. 또한 지난 4월 9일 광주 KIA전에서 통산 17번째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던 테임즈는 8월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다시 한 번 사이클링히트를 만들어내며 KBO 리그에서 한 시즌에 2개의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으며, 0.790의 압도적인 장타율을 기록하여 KBO 리그 원년 백인천(MBC)이 기록한 이래 33년간 깨지지 않았던 0.740의 시즌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맞서는 대한민국 대표 홈런타자 넥센 박병호의 활약 또한 눈부셨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7월 16일 포항 삼성전에서 30홈런을 뽑아내며 KBO 리그 최초로 2년 연속 전반기 30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는 9월 21일 마산 NC전에서 KBO 리그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 고지를 정복함과 동시에 시즌 최다루타를 경신(최종 377루타)하였다. 타점에 있어서도 박병호의 기세는 무서웠다. 8월 9일 대구 삼성전에서 KBO 리그 2번째이자 국내 선수 최초로 4년 연속 100타점을 기록한 박병호는 10월 2일 목동 롯데전에서 만들어낸 5회 3점 홈런으로 2003년 이승엽이 달성한 최다 타점기록(144)을 12년 만에 경신하였으며,(최종 146타점) 이 같은 활약 속에 박병호는 KBO 리그 최초의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거머쥐고 국가대표 4번 타자의 위용을 과시했다.

투수 부문에서는 홀드 기록 제조기 삼성 안지만이 새로운 기록을 쏟아냈다. 지난해 이미 류택현(현 LG 코치)을 제치고 통산 홀드 기록을 보유 중인 안지만은 6월 2일 포항 롯데전에서 KBO 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150홀드를 달성했고 7월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는 역시 KBO 리그 최초인 4년 연속 20홀드 또한 기록했다. 특히 올 시즌 최소 경기 10홀드(14경기), 최소 경기 20홀드(34경기)에 이어 개인 첫 30홀드이자 KBO 리그 통산 4번째 30홀드마저 최소경기(56경기)로 달성하는 등 놀라운 페이스로 홀드를 쌓아온 안지만은 10월 2일 대구 kt전에서 팀의 승리를 지켜내며 2012년 SK 박희수가 세운 시즌 최다 홀드 기록(34)마저 경신하였다.(최종 37홀드)

세월을 잊은 노장 선수들의 활약 또한 계속됐다. 영원한 국민 타자 삼성 이승엽은 6월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롯데 선발 구승민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120m 짜리 홈런을 터뜨리며 KBO 리그 첫 400홈런과 함께 11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달성했으며, 8월 7일 포항 SK 전에서는 3,500루타, 9월 6일 대구 KIA전에서는 400. 2루타를 각각 역대 2번째로 달성하며 팀 선배 양준혁의 기록(3,879루타/458. 2루타)에도 다가서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NC 손민한이 롯데에서 활약하던 2008년(12승) 이후 7년 만에 10승을 달성하며, 만 40세 8개월 9일의 기록으로 최고령 10승을 기록했고, 지난 3월 31일 수원 kt 전에서 올 시즌 첫 세이브를 역대 4번째 200세이브로 기록한 삼성 임창용은 최종 33세이브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최고령 구원왕에 올랐다.

삼성 박한이와 한화 정근우는 꾸준함이 돋보이기에 더 값진 기록을 만들어 냈다. 꾸준함의 상징인 박한이는 9월 23일 수원 kt전에서 양준혁(전 삼성)에 이어 역대 2번째 15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기록하였고, 정근우는 9월 1일 청주 KIA전에서 역대 최초로 10년 연속 20도루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정근우는 KBO 도루상 경험이 없고 박한이는 안타상 1회에 불과하지만 두 선수는 이러한 꾸준함을 무기로 통산 도루 8위(현역 3위), 통산 안타 6위(현역 4위)에 각각 올라있다.

테임즈와 함께 작년부터 KBO 리그에 등장한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 나바로는 9월 24일 수원 kt전에서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신기록(최종 48홈런)을 작성했고, 나바로의 팀 동료이자 두터운 친분을 보여준 삼성 박석민은 9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만루홈런 포함 홈런 2방을 비롯한 9타점을 쓸어 담으며, 한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후반기 한화의 히든카드로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던 로저스는 데뷔 경기였던 대전 LG 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둔데 이어 다음 경기였던 8월 11일 수원 kt전에서는 완봉승까지 만들어내며 KBO 리그 최초로 데뷔 2경기 연속 완투승을 기록하는 등 후반기 한화의 5강 경쟁에 큰 힘을 보태 내년 시즌에도 KBO 리그에서 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반면 시즌 초였던 4월 9일 KBO 리그 최강의 화력을 자랑하는 넥센의 강타선을 상대로 역대 12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두산의 마야는 그 후 부진을 거듭하다 아쉽게도 KBO 리그를 떠났다.

팀명인 히어로즈 답게 강력한 타선을 자랑하는 넥센은 10월 2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1회 스나이더가 만들어낸 홈런으로 역대 5번째 팀 200홈런을 달성했고, 올 시즌 ‘나이테’(나성범-이호준-테임즈)를 중심으로 그에 못지 않은 화력을 과시한 NC는 9월 15일 마산 kt전에서 1회 나성범의 3점홈런, 2회 손시헌의 솔로홈런, 김태군의 투런홈런에 이어 6회 이호준의 만루홈런까지 터지며 역대 16번째 팀사이클링 홈런을 완성했다. 반면 114홈런으로 팀 홈런 최하위를 기록한 LG는 8월 13일 문학 SK전에서만큼은 선발타자 전원이 2루타 이상을 만들어내며 역대 2번째 선발 전원장타를 기록하여 장타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 처음 KBO 리그를 합류하며 값진 경험을 치른 막내 구단 kt는 8월 19일 수원 넥센전에서 4-9로 뒤지고 있던 9회말 무려 6점을 뽑아내며 역대 3번째 9회말 최다 득점차 역전승을 기록해 선배들에게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감독 중에서는 올 시즌 4년 만에 KBO 리그에 복귀하여 한화의 돌풍을 이끈 김성근 감독이 9월 29일 대전 삼성전에서 역대 2번째 감독 1300승을 달성했고 지난해 NC를 창단 2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고 올 해는 창단 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루며 팀을 성장시키고 있는 NC 김경문 감독은 8월 27일 마산 한화전에서 역대 7번째 감독 700승을 달성했다. 한편 2011년 취임 이후 삼성을 4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화려한 감독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는 류중일 감독은 10월 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KIA를 상대로 개인 통산 666경기 만에 역대 최소경기 감독 400승을 달성했다.

2015 KBO 리그는 역사적인 10구단 체제의 첫 시즌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리그가 예상되며 화려한 막을 올렸다. 역대 최고의 흥행이 또한 기대됐지만 시즌 초반 추운 날씨와 잦은 비, 그리고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 여파 등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이어지며 순조롭게 진행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이어지는 명승부 속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각종 진기록과 신기록이 탄생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으로 시즌 막판까지 더욱 치열해진 순위 경쟁이 펼쳐지며, KBO 리그는 지난 9월 27일 역대 2번째로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리고 그 기세를 이어나가 그로부터 3일 뒤 2012년의 역대 정규시즌 최다관객 기록(715만6157명)을 넘어섰으며, 10월 3일에는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34시즌 만에 정규시즌 누적 관객 1억 3천만명을 돌파했다. 올 시즌 최종전까지 736만529명이 입장하여 새로운 정규시즌 최다 관객 기록을 달성한 KBO 리그는 이제 KBO 정규시즌과 올스타전, 포스트시즌 관객을 합한 역대 KBO 한 시즌 최다 관객 기록(2012년 753만3408명)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부터 1팀이 더 늘어나 5개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해 더욱 치열한 승부를 펼치게 될 2015 KBO 포스트시즌, 야구팬들의 모든 관심을 집중시킬 이들의 가을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올 시즌 주요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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