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중문동] 석공의 손끝으로 빚은 듯 신비로운 자연의 성채, 지삿개 주상절리

요란한 소리로 부서지는 파도 소리와 에메랄드 빛 물결이 환상적이다.

제주 특유의 검은 듯 하얀 바위는 마치 석공의 정성스런 손끝으로 빚은 것처럼 신비하다. 어쩜 저리 정교하게 다듬었을까 싶은 대포의 지삿개 주상절리는 보는 이마다 탄성을 질러댄다. 쉼없이 밀려드는 파도가 부서지고 또다시 밀려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하얗게 부서지는 장관을 보고 있노라면 몸도 마음도 빼앗겨 잠시 멍한 기분마저 들게 만드는 곳이 바로 지삿개다. 주상절리대 앞에 서면 새하얀 포말 속에 석공의 애달픈 사연이라도 실려 오는 듯하다. 파도가 심하게 일 때는 높이 20미터 이상 용솟음치며 순식간에 오색 무지개를 뿜어대는 장관을 연출한다.

주상절리(柱狀節理)란 주로 현무암질 용암류에 나타나는 기둥 모양의 수직절리로 다각형 (보통은 4~6각형)이며, 두꺼운 용암(약 1100℃)이 화구로부터 흘러나와 급격히 식으면서 발생하는 수축 작용을 통해 형성된다고 한다. 이곳의 주상절리는 높이가 30~40미터, 폭이 약 1킬로미터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규모 면에서 최대를 자랑한다. 절묘한 자연의 선물 지삿개는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되었고, 2010년에는 용머리, 일출봉, 한라산 등과 함께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되기도 했다. 해안의 독특한 풍경과 함께 멀리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마라도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정경 때문에 제주의 자연을 촬영하는 사진가들에게도 지삿개 주상절리는 필수 오브제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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