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5선발 경쟁자" LG 봉중근의 새출발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 좌완투수 봉중근(35)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지난 4일 잠실 KT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1570일 만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감회가 새로웠다. 그동안 마무리투수를 맡으면서 경기 후반을 책임졌던 그가 오랜만에 1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것이었다.

"1회에 마운드에 오르니 기분이 새로웠다. 전광판을 보니 8회가 남아 있더라. 여유가 더 생겼다"는 봉중근은 "경기 전에 몸을 푸는데 4년 전에 선발로 나왔을 때 생각이 났다. 애틀랜타 시절 처음으로 선발로 나왔을 때 기분이 들었다. 긴장도 됐다"라고 말했다.

봉중근은 '반드시 실점하지 않고 막아야 한다'는 부담을 지우고 마무리투수는 할 수 없는 '강약조절'로 4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당초 60~70개 투구를 계획했기에 더많은 이닝을 끌 이유가 없었다. 봉중근의 투구수는 64개였다.

"확실히 마무리로 나올 때와 차이가 나더라. 9회에는 안타, 볼넷 1개만 줘도 끝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래서 상대 중심타자들에게 쉽게 공을 던지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라는 그는 "1회에 1점을 주더라도 스트라이크를 던지자는 마음이었다"라고 심리적으로 달라졌음을 말했다.

올 시즌 마무리로 나섰지만 그 결과는 좋지 못했다. 준비 과정에 시행착오도 있었다. 스스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봉중근은 "워낙 구위가 좋지 않아 중간투수진이 과부하가 걸렸다. 미안한 마음이 많았다"라면서 "마무리는 정말 존경해야 할 보직이다. 그만큼 힘든 일이다. 이런 것, 저런 것을 던질 기회가 없다. 힘으로 승부해야 한다"라고 마무리란 보직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2008년 에이스로 급부상한 그는 약한 팀 전력 속에 승운이 따르지 않는 등 '외로운 에이스'로 불렸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 LG의 선발투수진은 달라져 있다.

"확실히 다르다. 용병들도 잘 던지고 있고 우규민, 류제국도 자기 역할을 다 해주고 있다. 1~2선발 생각은 전혀 없다. 5선발을 놓고 나도 경쟁할 것이다"는 그는 "당당히 팀의 선발투수가 되고 싶다. 선발 로테이션을 잘 지켜서 다른 선발투수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 그래야 자기 스케쥴에 맞춰서 던질 수 있다. 선발이 50승 이상 해내면 다시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책임감을 보였다.

이제 봉중근은 100승-100세이브란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 "100세이브를 했고 50승을 넘었다. 꼭 해보고 싶다. 마지막 목표다"라고 의지를 불태우는 그다.

[봉중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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