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호 중국 리매치, 비장의 무기 공개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비장의 무기는 무엇일까.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이 4일 밤 중국과 2015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을 갖는다. 내년 리우올림픽 티켓을 따내려면 무조건 우승을 해야 한다. 이날 중국을 이기지 못하면 리우행 가능성은 줄어든다. 물론 2~3위를 차지, 내년 최종예선을 통해 리우행을 타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험난하다. 위 감독도 일찌감치 결승전 진출을 목표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한국은 1부리그 풀리그서 3승2패, 3위로 결선 토너먼트에 올랐다. 일본에 53-59, 중국에 58-74로 완패했다. 2013년 방콕 대회 우승으로 아시아 최강 자리에 오른 일본은 역대 최고의 전력을 과시했다. 중국도 2~3년 전부터 홈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를 대비, 세대교체를 진행했고 예상대로 강력한 전력을 뽐냈다. 냉정히 볼 때 한국은 일본과 중국에 한 수 아래.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의 대표팀 은퇴와는 무관하게 한국 여자농구의 저력은 많이 약해졌다.

▲왜 16점차로 대패했나

일단 예선 풀리그 때 중국에 16점차로 대패한 원인부터 짚어봐야 한다. 당시 한국은 전반전서 29-27로 앞섰다. 그러나 3쿼터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역전패했다. 후반전 스코어는 29-47. 1차적으로 높이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중국은 도카시키 라무(일본)같은 특급 센터는 없지만, 전 포지션에서 고루 평균신장이 높았다. 때문에 각 포지션별 매치업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서 턴오버를 남발한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상대보다 많이 움직이면서 체력도 뚝 떨어졌다. 또한, 남자농구와 마찬가지로 몸싸움, 즉 정상적인 범핑에 대한 적응력도 떨어지는 편. 중국의 강력한 몸싸움에 체력도, 기세도 밀렸다. 결국 턴오버 18개를 쏟아내면서 후반전에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체력과 함께 수비조직력이 완벽히 무너지면서 후반 들어 골밑을 유린 당했다.

리바운드는 39-42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3점슛도 16개를 던져 8개나 넣었다. 그러나 2점슛을 49개 던져 단 16개만 성공했다. 그만큼 중국 높이에 대한 부담이 부정확한 슈팅으로 이어졌다. 실제 중국은 기본적인 대인방어와 1대1 공격력이 우수한 자원이 많다. 전체적으로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경험은 부족해도, 높이에서 경쟁력이 있는데다 기량 자체가 탄탄한 선수가 많다. 반면 한국은 높이부터 역대 최약체인데다 베테랑 3인방이 빠지면서 승부처에서의 파괴력도 많이 떨어졌다. 국제대회를 계속 치르면서 내성을 쌓는 방법밖에 없다.

▲다 보여주지 않았다

한국도 희망은 있다. 준결승전과 결승전 혹은 3-4위전에 대비, 예선서 보여주지 않은 전술이 있다. 위성우 감독은 우한 출국 직전 장위동 연습 당시 기자에게 "우리은행에서 쓰던 것보다 높은 수준의 전술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한 수 위의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정상적으로 붙으면 이길 확률이 낮고, 예선서 2패를 통해 그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위 감독은 중국과의 예선서 특별한 수비변화를 주지 않았다. 주로 기본적인 스위치 맨투맨 수비를 사용했다.

위성우 감독은 지략가다. 이미 자질을 인정 받았다. 지난 시즌 KB와의 챔피언결정전서 특유의 하프코트 존 프레스가 통하지 않자 트랩을 가미한 변형 존 프레스를 들고 나와 1패 후 3연승을 일궈냈다. 위 감독도 이미 중국과 일본의 전략전술을 충분히 파악한 상태. 예선을 통해 다시 한번 장, 단점을 확인했다. 중국과의 준결승전서는 예선 맞대결서 보여주지 않았던 전술을 시도할 게 확실시된다. 아무래도 높이가 좋은 상대이니 지역방어에 트랩을 섞은 변칙 지역방어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위 감독이 장위동에서 힌트를 줬던 부분. 예선서는 굳이 다 보여줄 필요가 없었다. 미리 상대에 핵심 전술을 노출, 준결승전을 앞두고 대비를 할 시간을 줄 이유가 없었기 때문.

중국은 세대교체가 됐지만, 여전히 주축 멤버들의 국제대회 경험은 많지 않다. 높이는 낮아도 테크닉과 경험 측면에서 황금세대를 구축한 일본에 예선서 1점차로 패배한 이유. 한국도 이 부분을 파고 들어야 한다. 중국이 예상치 못한 변칙 지역방어에 당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그를 위해선 한국도 맨투맨 상황에선 리바운드, 박스아웃에 충실하고 턴오버를 줄여야 한다. 중국의 홈 콜(홈팀에 유리한 판정)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냉정한 마인드도 필수. 이런 기본적인 부분들이 갖춰진 상황서 변형 지역방어로 중국의 골밑을 묶을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한국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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