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홈런과 40-40, MVP 레이스 최종목적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7홈런과 40-40.

올 시즌 MVP 경쟁은 사실상 박병호(넥센)와 에릭 테임즈(NC)로 좁혀졌다. 유희관(두산), 에릭 해커(NC) 등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박병호와 테임즈의 임팩트에는 약간 못 미친다는 평가. 실제 박병호와 테임즈는 입이 쩍 벌어지는 성적을 내고 있다.

홈런은 박병호가 47개로 1위, 테임즈가 40개로 2위. 타율은 0.376의 테임즈가 1위, 0.348의 박병호가 5위. 타점은 131개의 박병호가 1위, 116개의 테임즈가 2위. 득점도 114개의 박병호가 1위, 112개의 테임즈가 2위. OPS는 1.282의 테임즈가 1위, 1.170의 박병호가 2위. 득점권타율은 박병호가 0.386으로 2위, 테임즈는 0.295로 28위. 반대로 도루는 테임즈가 33개로 5위, 박병호는 9개로 순위 사정권에서 벗어났다. 두 사람은 홈런, 타점, 득점, OPS서 나란히 1~2위를 달리며 치열한 경쟁 중이다.

▲57홈런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쭉쭉 올라왔다. 4~5월 15홈런에 그쳤으나 6월 9개, 7월 10개, 8월 12개를 쳐냈다. 1일 목동 LG전서 47번째 홈런을 쳐내면서 역대 최초 2년 연속 50홈런에 단 3개만을 남겨뒀다. 지난해 52홈런으로 이승엽(1999년, 2003년), 심정수(2003년)에 이어 11년만에 50홈런타자에 등극한 박병호. 곧 이승엽에 이어 50홈런을 두 차례 쳐낸 타자로 기록된다. 심지어 이승엽도 하지 못한 최초의 2년 연속 50홈런이 눈 앞이다. 지난해 52홈런도 어렵지 않게 넘어설 전망이다.

박병호는 올 시즌 9.72타수당 1홈런을 쳤다. 8.83타수당 1홈런을 쳤던 지난해보다는 약간 페이스가 느리다. 심지어 손가락 부상으로 2일 목동 LG전에 오랜만에 결장했다. 3일 대전 한화전서도 대타로 출전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작년보다 16경기를 더 치른다. 넥센은 아직 23경기를 남겨뒀다. 박병호가 23경기서 부상 변수 없이 꼬박 4타수를 소화한다면 11.5개의 홈런을 추가, 58~59홈런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변수는 많다. 박병호의 몸 상태와 컨디션, 잔여경기 특유의 들쭉날쭉한 스케줄, 경쟁자 테임즈의 시즌 막판 행보 등을 감안해야 한다. 다만, 박병호가 특유의 몰아치기를 선보인다면 2003년 이승엽(56홈런)이 세운 역대 KBO리그 한 시즌 최다홈런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사실상 MVP에 대한 대부분 변수는 사라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병호가 올 시즌 MVP에 선정될 경우 역대 최다수상자 이승엽(5회-1997년, 1999년, 2001~2003년)에 이어 선동열(1986년, 1989~1990년)과 함께 최다수상 공동 2위에 오른다.

▲40-40

테임즈가 3일 창원 두산전서 39~40홈런을 연이어 작렬했다. 8월 28일 한화전에 이어 5경기만의 홈런. 사실 테임즈의 홈런 페이스도 박병호에게 가렸을 뿐, 대단하다. 4~5월 각각 9홈런을 쳐낸 테임즈는 6월 4홈런으로 주춤했지만, 7~8월에도 각각 8홈런을 날렸다. 그리고 이날 8월 6일 롯데전 이후 22경기만에 멀티포를 쳐내면서 40홈런에 가입했다. 테임즈는 2002년 호세 페르난데스(SK, 45홈런) 이후 13년만에 외국인타자 40홈런 시대를 다시 열었다.

테임즈는 이날 시즌 33번째 도루에도 성공했다. 8월 30일 롯데전에 이어 3경기만의 도루. 8월 12일 넥센전서 29번째 도루를 성공한 뒤 30호 도루까지 16일이 걸렸지만, 올 시즌 테임즈의 도루 페이스도 비교적 꾸준하다. 4월 5개, 5월 8개, 6월 5개, 7월 6개, 8월 8개를 기록했다. 날씨가 더워진 뒤에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았다. NC는 여전히 25경기를 남겨뒀다. 3~4경기당 1도루만 해도 40도루가 가능하다. 메이저리그서 단 4차례, 일본에선 아직 없었던 40-40 대기록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테임즈가 40-40에 성공한다면 MVP 수상 가능성은 높아진다. 현실적으로 박병호를 제치고 홈런왕에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 7개 차라서 산술적으로는 역전이 가능하지만,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는 꾸준하면서도 폭발적이다. 때문에 테임즈가 MVP에 가까워지려면 40-40이 필요하다. 테임즈는 1998년 타이론 우즈 이후 17년만에 외국인타자 MVP를 노린다. 당시 우즈는 42홈런으로 이승엽을 제치고 홈런왕에 등극하면서 MVP에 올랐다. 만약 박병호가 2003년 이승엽을 넘어 57홈런을 달성하고 테임즈도 40-40에 성공한다면, MVP 레이스의 결말은 누구도 알 수 없게 된다.

[박병호(위), 테임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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