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초 6실점' 산산조각난 한화, 상처뿐인 2연패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상처뿐인 2연패였다.

한화 이글스는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7-12로 완패했다. 이로써 2연패에 빠진 한화는 시즌 전적 58승 63패를 기록했다. 6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 없이 5위를 유지했지만 상처만 남은 한판이었다.

한화는 0-3으로 끌려가던 5회말 대타 이성열의 2타점 적시타 등을 앞세워 5득점, 5-3 역전에 성공했다. 6회말 김태균의 희생플라이로 6-3을 만들었을 때만 해도 승리는 반석 위에 올려진 듯했다. 그러나 7회초부터 이상하게 꼬였다. 앞선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깝게 막아낸 박성호가 흔들리면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박성호는 7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09년 이후 6년 만의 데뷔승도 바라볼 수 있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유한준에게 좌중간 적시타, 이택근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아 6-6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양 팀은 추가점을 내지 못했고,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한화에게도 희망은 있었다. 7회초 2사 후 마운드에 오른 권혁이 9회까지 2⅓이닝을 거의 완벽하게 막아냈다. 유일한 출루는 9회말 선두타자 고종욱을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내보낸 것. 이전과 견줘 직구 구속이 올라왔고, 커브, 슬라이더를 적절히 곁들이며 완급조절을 한 점도 돋보였다. 단순히 일회성 호투는 아닌 듯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연장 10회 들어 완전히 꼬여버렸다. 권혁은 1사 후 이택근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하성에게 우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맞아 결승점을 허용했다. 박병호의 고의4구로 만들어진 1사 1, 2루 상황에서는 박동원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점수는 6-8이 됐다. 권혁의 투구수는 무려 55개에 달했다. 전날(2일) 공 9개만 던졌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도 못 잡고 1실점한 충격이 떨쳐내는가 싶었는데, 또 한 번 악몽이 찾아왔다.

한화는 지난 2경기에 모두 등판한 송창식 카드를 꺼냈다. 그런데 송창식은 대타 임병욱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고, 중견수 이용규가 타구를 뒤로 빠트리면서 주자 2명 모두 홈을 밟았다. 6-10이 되면서 승부가 완전히 기울었다. 한화는 곧바로 송창식 대신 이동걸을 투입했으나 흐름을 끊긴 어려웠다. 기세가 오른 넥센은 고종욱의 투런포로 12-6을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연장 10회초에만 무려 6점을 내준 불펜은 시쳇말로 회처럼 조각났다. 10회말 반격하기에는 한 번 벌어진 격차가 너무나 컸다.

한화로선 5강 경쟁팀 KIA의 패배로 승차 없이 5위를 유지한 게 그나마 수확이다. 하지만 불펜 총력전을 펼치고도 대량 실점으로 패했다는 점은 1패 이상의 타격이다. 그야말로 상처뿐인 2연패였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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