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해요 엄마', 진한 모성애를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종합)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부탁해요 엄마'에서 진한 모성애를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배우들의 연기에 녹아 들어 있는 진정성 때문이었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진정성은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돼 적지 않은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는 이건준 PD와 배우 고두심 김미숙 유진 이상우가 참석한 가운데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 제작 (유)부탁해요엄마문화산업전문회사 KBS미디어)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부탁해요, 엄마'는 '집에서만 벗어나면 행복'이란 생각을 가진 딸 진애(유진), '니들이 엄마를 알아? 내 입장 돼봐!'라고 외치는 엄마 산옥(고두심), '난 누구보다 쿨한 시어머니가 될 거야'라고 마음 먹고 있는 또 다른 엄마 영선(김미숙)이 만나 좌충우돌 가족이 되어가는 유쾌한 공감 백배 주말극이다.

지난달 15일 첫 방송을 시작해 지난 주까지 6회가 방송된 '부탁해요 엄마'는 14~24%까지 낙폭이 큰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아직 극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반등의 여지는 있지만, 오는 5일부터 MBC에서 '엄마'라는 새 주말드라마가 시작돼 난항이 예상된다. 그러나 김미숙은 그러한 우려를 뒤로하고 "우리가 더 잘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김미숙은 "틀림없이 우리는 다른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경쟁작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저희는 그저 식구끼리 똘똘 뭉쳐 엄마의 모습, 아빠의 모습, 아빠 없는 가정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저희 드라마의 두 엄마를 통해서 지고지순한 가족 사랑에 목을 매는 엄마와 쿨하게 자식 인생관을 존중하는 엄마의 모습을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다른 '엄마'도 기대를 하지만, 저희가 더 잘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과연 시청자들이 '부탁해요 엄마'를 보며 공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앞서 큰 인기를 끌었던 '내 딸 서영이'나 '가족끼리 왜 이래'의 경우 부성애를 소재로 했지만, 적잖은 공감을 이끌어낸 덕분에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부탁해요 엄마' 역시 이런 공감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고두심은 자신의 실제 어머니의 이야기를 꺼내 눈길을 끌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공납금을 어렵게 마련해 학교로 가지고 왔지만, 그런 어머니가 창피해 돈만 받아 달려온 일화였다. 고두심은 "나이가 들어서 어느 날 어머니에게 '그때 나 너무 미안했어. 그때는 내가 철이 없어서 그랬어'라고 사과했다"며 "돌아가시기 전 어머니 손을 잡고 함께 바닷가를 갔다"고 말했다.

이어 "바닷가에서 '엄마가 너무 좋다. 내가 자식을 두고 엄마가 되보니까 굉장히 힘들더라. 우리 7남매 키우면서 얼마나 무서우셨어요. 나중에 엄마 역할이 힘들면 내가 엄마하고 엄마는 내 딸로 태어나'라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손에 힘만 꼭 쥐시더라"라며 "그때의 어머니가 주셨던 그 힘을 생각하며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전했다.

고두심의 이야기에 함께 자리한 김미숙과 유진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고두심의 이러한 경험은 곧 작품에도 고스란히 스며들고 있었다. 그의 진심을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다면 '부탁해요 엄마'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고두심은 "저는 이 작품이 끝날 때까지 이 마음으로 엄마 역할을 해낼 것"이라며 "앞으로 또 이런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연출을 맡은 이건준 PD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엄마상이란 무엇일까. 가족 내에서 과연 엄마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앞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것"이라며 "엄마 얘를 한다고 옛날처럼 어둡게 그리지는 않을 것이다. 밝고 유쾌하게 가되 막장은 안 할 것이다. 밝으면서도 진솔한 가족의 이야기,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탁해요 엄마' 출연진과 고두심.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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