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스테파니 리 "주원과 키스신 불발, 가글까지 다 했는데"(인터뷰)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모델 겸 배우 스테파니 리(Stephanie Lee, 21)는 단 한번도 연기를 배워본 적이 없다. '운이 좋았다'라고 표현했지만, 스테파니 리는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극본 장혁린 연출 오진석) 속 초상위층 고객들만 상대하는 CS 팀장 신씨아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를 갖추고 있었다. 이는 감독과 작가의 마음에도 들었고, 특별한 이견 없이 캐스팅 됐다.

"정말 기대도 안 했는데, 운이 좋게 캐스팅이 된 거에요. 처음엔 정말 좋았는데, 가면 갈수록 걱정이 더 커졌죠. 아무래도 연기적인 기본이 많이 없다 보니까 다른 배우 분들께 민폐를 끼칠까 두려웠어요. 그래도 연기 선생님과 캐릭터 분석도 열심히 하고, 그 인물에 완전히 녹아 들려고 노력했어요."

그럼에도 연기는 분석으로 완성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 현장이 가장 중요한데, 그 곳에서 스테파니 리에게 가장 힘이 돼 줬던 사람이 배우 주원과 정웅인이었다. 한신병원 12층에서 함께 일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겹치는 신이 많았다.

"주원 선배님께서 같이 연기할 때 긴장 안하도록 옆에서 많이 챙겨주시고, 연기 같은 부분도 제가 당연히 미흡한 부분이 있는데도 마음을 편하게 해주셨어요. 특히, 리허설을 한번 해 보고 '여기서 이렇게 더 해보는 건 어떨까?'라면서 조언도 해주시고, 직접 자리에서 대사도 쳐 주셨어요. 저는 얘기로만 해주시면 감이 안 오는데 직접 보여주시니까 더 잘할 수 있었어요. 선배님이 정말, 너무 바쁘시거든요. 그래도 저를 배려하시고, 함께 호흡해 주시는 게 정말 프로 같았어요. 제가 정말 미안해서 아직도 발을 쭉 뻗고 못 자요. 선배님들이 현장에서 고생하실 거 생각하면요."

스테파니 리는 주원과 키스신이 불발된 아쉬운 사연도 털어놨다. 그는 "그 한류스타 사건 때문에 호텔에 갈 때 기자들 눈을 피해서 객실로 올라가야 했잖아요. 그 신에서 연인인 척 위장하는 키스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리허설까지 다 했는데, 감독님이 '그냥 하지 말자'라고 하셨어요. 흐름상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저도 그런 생각에 대해서 동의하긴 했지만, 아쉬운 마음도 들었어요. 가글까지 다 했는데"라며 미소를 지었다.

스테파니 리는 정웅인에 대해서도 "정말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어요. 정웅인 선배님은 무서우면서도 유쾌하시고 매력이 많으신 것 같아요. 연기적인 부분도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사실 신경 안 써주실 수도 있는 건데 굉장히 감사하게도 저를 잘 봐주셨어요. 정웅인 선배님 연기하는 것만 봐도 공부가 된다니까요!"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김태희와 호흡을 맞췄던 신도 돌아봤다. 김태희에 대해선 외모에 대한 극찬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 '용팔이'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김태희 선배님과 함께 연기를 했는데, 막 아쉬웠어요. 일단 너무 아름다우셔서 옆에 앉아 있는데 걸크러쉬처럼 부담스럽게 제가 쳐다봤어요. 주원 선배님은 안 보고 김태희 선배님만 봤어요. 정말 아름다우세요. 세트에서는 뵙고 얘기도 많이 했어요. 현장에서 제가 키가 너무 크니까 '앉으세요'라면서 장난도 쳐 주셨어요."

8회를 끝으로 '용팔이'에서 하차하게 된 스테파니 리는 향후 연기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고민해 볼 생각이다. 연기라는 직업에 대해 큰 매력을 느꼈다고. 다양한 작품도 찾아보고, 연기공부도 하면서 연기자로서 조금 더 완성된 배우가 되고 싶다. "모델로서 스케줄도 소화해야 하지만, 배우로서 조금 더 다져지고, 완성되고 싶어요. 연기수업도 받고,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거에요!"

[모델 겸 배우 스테파니리.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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