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넘어줘야지" 김성근 감독, 안영명 향한 믿음

[마이데일리 = 청주 강산 기자] "안영명이 두 번 구해줬잖아. 10승 넘어줘야지."

전화위복이다. 중간에서 선발로 돌아선 게 신의 한 수였다. 한화 이글스 안영명이 2011년 류현진(당시 11승, 현 LA 다저스) 이후 한화의 첫 10승 투수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안영명은 올 시즌 31경기에서 9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6경기에서 모두 구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던 그가 선발투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줄 거란 기대는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실제 안영명은 초반 6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사사구 6개를 내주며 제구 불안까지 노출했다. 지난해 '안정진 트리오(안영명-박정진-윤규진)'로 활약할 당시 위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선발 전환 이후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고, 이 기간 16⅓이닝을 소화하며 자책점이 단 한 점에 불과했다. 안정감이 대단했다. KBO리그 4월 MVP도 안영명의 몫이었다. 그런데 5월부터 지난달까지 20경기에서는 4승 6패 평균자책점 7.69로 좋지 않았다. 월간 평균자책점도 5월 7.71, 6월 5.64, 7월 5.63, 8월 7.78에 달했다. 게다가 6월 16일 SK전 승리 이후 지난달 21일 kt전까진 근 2개월간 1승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안영명은 그냥 주저앉지 않았다. 최근 3경기에서 2승을 따냈고, 승리를 따낸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대전 kt wiz전 8이닝 4피안타(2홈런) 6탈삼진 3실점, 1일 청주 KIA 타이거즈전 6이닝 6피안타(2홈런) 1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김 감독은 "안영명이 두 번 구해줬다"고 웃으며 "앞으로 등판 기회가 서너 번 남았는데 10승 넘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간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꿀 때 어느 정도는 해줄 것으로 봤다"며 "처음에는 볼이 많았는데, 선발 전환 이후 달라졌다. 선발 경험이 있기에 큰 걱정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컨트롤이 좋아졌다. 중간계투로 뛸 때는 그렇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프링캠프 당시 중간계투로 시즌을 준비했던 그가 갑작스러운 보직 변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는데, 안영명은 스스로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최근에는 '템포 피칭'으로 상대 타자와 수 싸움을 한다.

안영명은 선발투수로 자리를 옮긴 뒤 "상황에 맞게 하는 것도 능력이다. 중간이면 중간, 선발이면 선발에 맞추면 된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1일 시즌 9승을 따낸 뒤에는 "10승을 의식하기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10승을 넘어 11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1년 이후 한화의 첫 10승 선발투수, 안영명이 가장 가까이 있다.

[한화 이글스 안영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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