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이 문제삼은 청주구장 모니터, 대체 어떻길래

[마이데일리 = 청주 강산 기자] '도대체 어떤 시스템이길래?'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14차전이 벌어진 2일 청주구장. 한화 공격이 진행 중이던 4회말 2사 1, 2루 상황 이용규 타석에서 갑자기 경기가 중단됐다. 김기태 KIA 감독이 심판진에게 더그아웃에 설치된 모니터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 당시 상황이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대체 모니터가 어떤 시스템이길래 논란이 된 걸까.

청주구장 더그아웃에는 모니터 총 3대가 설치돼 있다. 감독석 기준 왼편에는 불펜 관찰용 모니터 2대, 오른 편에는 경기장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카메라와 연결된 모니터가 하나 있다.

그런데 사각지대 모니터는 더그아웃에서 게임기 조이스틱을 연상케 하는 리모컨을 통해 원하는 곳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야말로 획기적인 아이템이다. 줌(Zoom) 기능을 이용해 특정 지역을 확대해서 볼 수도 있다. 경기 전 취재를 위해 모여있는 취재진의 모습도 사각지대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직접 리모컨을 잡고 돌려보니 그라운드는 물론 관중석도 선명하게 보였다. 몇몇 선수는 "무슨 게임을 하느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김기태 감독이 문제를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상대 더그아웃이나 타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

한화의 제1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더그아웃에는 사각지대 모니터 없이 불펜 관찰용 모니터만 2대가 설치돼 있다. 더그아웃에서 경기장 전체가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청주구장은 더그아웃에서 마운드까지 약간의 오르막 경사가 있는 데다 관중석 익사이팅존 때문에 3루측에서는 좌익수, 1루측에서는 우익수 위치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청주시가 지난해부터 설치한 모니터다.

물론 김기태 감독이 한화 측에서 모니터를 통해 KIA의 작전을 간파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건 아니다. 애초에 오해의 소지를 없애자는 뜻이었다. 김기태 감독과 조계현 KIA 수석코치가 직접 컨트롤러를 만지며 이기중 구심을 비롯한 심판진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이 구심은 한화 김성근 감독에게도 상황을 설명했다. 양 팀 모두 사각지대 모니터를 끄고 경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상황이 마무리됐다.

사각지대를 보기 위해 설치된 모니터가 경기 중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날 사례로 앞으로 청주 경기 중에는 사각지대 모니터를 꺼야 할 것 같다. 획기적인 시스템이긴 한데, 유용하게 쓰일지는 미지수다.

[KIA 김기태 감독이 이기중 구심에게 어필하고 있다. 사진 = 청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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