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선비' 열연 이준기, 흡혈귀든 인간이든 뭔들 못하리 [夜TV]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이준기의 열연이다.

2일 방송된 20부작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극본 장현주 연출 이성준) 17회에서 이준기는 인간과 흡혈귀 사이에서 고뇌하는 김성열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이날 방송에선 김성열이 푸른 눈으로 변했다. 자신을 구하려던 조양선(이유비)의 피를 먹고 붉은 눈이 푸르게 변한 것인데, 흡혈귀가 된 후에도 인간의 피를 먹지 않고 인간성을 지키던 성열이 양선의 피를 먹게 되자 잠들어 있던 흡혈귀의 본성이 깨어난 순간이었다.

이로 인해 귀(이수혁)를 물리칠 힘은 얻었으나 자칫 인간성을 모두 잃고 완전히 흡혈귀가 될 위기에 처한 김성열이었다.

방송에선 성열이 인간 김성열과 흡혈귀 김성열 사이에서 고뇌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준기는 인간 김성열로는 "귀와 같은 흡혈귀가 되려고 하느냐.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싸워왔는지 잊은 것이냐"고 단호히 질타하고, 흡혈귀 김성열로는 "죽여라. 왜 인간이던 너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느냐. 그냥 죽여버려"라고 간사하게 현혹했다. 이준기는 둘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김성열의 모습까지 이 장면에서만 세 명의 캐릭터를 연기한 셈이었다.

어려운 장면이었으나 이를 소화한 이준기의 연기력은 단연 돋보였다. 한 장면에서 홀로 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게 까딱 잘못하면 어설프게 보일 수 있었지만, 이준기는 각각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내면서도 균형을 잃지 않았다.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였다고 볼 수 있다.

이준기는 매 작품마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 받아온 배우다. '밤을 걷는 선비' 역시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이 대다수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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