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해오던 '용팔이', 9회만에 이게 어찌된 일 [夜TV]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잘 해오던 '용팔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극본 장혁린 연출 오진석) 9회에서는 한신병원을 빠져 나온 김태현(주원)과 한여진(김태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주된 내용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김태현 한여진이 사랑을 쌓아가는 과정이었다. 급하게 사랑에 빠졌기에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에 한여진은 과거에는 사이가 좋았던 오빠 한도준(조재현)과 아버지 이야기를 고백했다. 김태현은 동생 김소현(박혜수)이 아프게 된 이유를 전하며 의사가 되고자 마음 먹었던 유년 시절 이야기를 털어놨다.

김태현과 한여진은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되면서 사랑을 더욱 굳건히 했다. 성당을 배경으로 김태현이 한여진 재활을 도우며 아름다운 장면도 연출했다. 물놀이를 하고 언덕에서 키스를 하는 등 약 40분간 러브 스토리가 그려졌다.

간간이 이과장(정웅인)이 자신의 목숨에 위협을 느끼고 한도준과 이채영(채정안)이 대립하는 모습 등 이야기가 그려졌지만 잠시뿐이었다. 지루한 러브 스토리가 주구장창 이어져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물론 두 사람의 애정이 더 깊어지기 위해선 급하게 빠져든 사랑을 설명해줄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신선한 소재와 빠른 전개로 호평 받던 '용팔이'에는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었다.

과도한 피피엘(PPL) 역시 몰입도를 방해했다. 설마 설마 했던 피피엘이 정직하게 노출돼 웃음까지 줄 정도였다. 드라마에서 피피엘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그릴 수 있는 부분을 허술하게 그려내 실망감을 줬다.

상식적으로 이해 가지 않는 상황 설정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왕진 의사라는 설정은 신선했지만 다시 시작된 김태현의 왕진은 조금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불법체류자라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산모의 출산을 돕는 과정은 물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그것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제왕절개를 하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원, 김태희 등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운 전개였다. 이제까지 '용팔이'는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 입어 시청률 20%대의 벽을 깨며 활약해왔다. 그러나 9회만에 어찌 된 일인지 그 장점이 모두 사라져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다.

'용팔이'가 다시 장점을 되찾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를 선보여주길 바란다.

['용팔이' 9회.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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