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김천시] 달콤한 여름의 향, 김천 자두

더위에 지쳐 있을 때 자두 한입이면 기운이 확 돈다.

경북 김천이 전국 자두 생산량의 27퍼센트를 감당한다. 김천 자두의 유명세는 오래되었다. 유통 환경이 좋지 않았던 옛날에는 호텔과 백화점 구매 담당자가 자두밭에 진을 쳤을 정도다. 김천 자두가 맛있는 이유는 분지 지형 때문이다. 내륙분지는 여름 기온이 상당히 높은데 이 더운 날끼가 자두의 맛을 올려준다.

김천에서도 구성면 양각리에 자두밭이 몰려 있다. 김천 자두 중 40퍼센트의 물량을 생산하는 양각마을의 자두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유명했다. 굵직한 자두나무 밑동이 오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그에 비해 나무의 키는 크지 않다.

한 나무에서 나오는 자두 양은 상당해 가지가 지탱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열매를 매달고 있다. 특이한 것은 한 자두밭에 여러 품종의 자두가 혼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두가 익어 수확해야 할 시기가 일주일 정도로 아주 짧아 한 밭에서 여러 품종의 자두를 장기간 생산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가을에 나오는 '추희'는 자두 중 제일 크고 당도도 높다. 과육이 단단해 자두 중에서 장기 보관이 가능한 드문 품종이다. 그 밖의 자두는 대부분 과육이 물러 짧은 기간 생과로 유통된다. 바로 전날 수확하여 포장 작업을 하고 한밤중에 소비지로 이동해 새벽 경매를 붙인 뒤 그날 아침부터 소매에 들어간다. 수확 후 냉장 보관이 드물어 생과로 단 며칠 유통될 뿐이다. 그래서 농가는 여름이면 바쁘다. 공판장이 쉬는 일요일 전날, 그러니까 토요일 하루 빼고 매일 수확과 선별, 포장 작업을 해야 한다. 그것도 '분'이 닦여나갈까 한 알 한 알 조심조심 다루며.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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