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마동석 "마요미? 이젠 '초록동석'이라 불러줘요" (인터뷰)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수식어가 많다는 건 그만큼 제게 관심이 있고, 제 작품을 봐주신다는 거잖아요. 배우로서 감사한 일이에요. 이제 '함정' 개봉하니까 아트박스 말고 '초록동석', '닭동석'이라고 해주세요."

배우 마동석을 바라보는 수많은 눈들은 그에게 '마요미'(마동석 귀요미), '마블리'(마동석 러블리)라는 귀여운 애칭부터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속 '족팡매야'라는 독특한 욕설까지 극과 극의 캐릭터임에도 뜨거운 사랑을 보이고 있다.

마동석은 오는 10일 개봉을 앞둔 영화 '함정'(감독 권형진)에서 외딴섬 산 속 산마루식당의 주인 성철 역을 맡아 미스터리한 남자로 분했다. 그동안 형사와 조폭 역할을 주로 맡았던 그는 이번엔 살인자 역할로 역대급 악역을 만들어냈다.

"제 작품이긴 하지만 전 '함정'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센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좋은 피드백들을 많이 해주셨죠. 올해 칸국제영화제에 후보작으로 올랐었는데 그만큼 관객들을 끄는 힘이 있는 작품이에요."

마동석은 식당 주인 역할로 출연해 토종닭을 그 자리에서 잡고 지네주를 마시며 산멧돼지를 잡는 등 무시무시한 일들을 무신경하게 해낸다. 이어 식당을 오는 손님들에게 과한 친절을 보이며 그 이상의 무언가를 해주려하고, 그러면서 스릴러가 전개된다.

"닭 잡는 것은 크게 무섭지 않았어요. 그 식당이 실제로 있는 곳이었는데 사장님이 20년을 같은 일을 했더라고요. 닭, 지네, 멧돼지 등을 잡는 공정과정이 영화 속에 그대로 나왔는데 이 영화가 표현하려는 폭력신, 베드신처럼 같은 맥락이었어요. 속이고 꾸며서 찍는게 아니라 가감없이 보여주자는 것이 목표였고 그래서 현실감이 더 살았던 것 같아요."

'함정'을 통해 마동석은 김민경과 강제 베드신을 촬영,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 마동석은 여배우 김민경을 배려하기 위해 촬영 전 세세한 것까지 합을 맞췄고 동선을 따라가며 다독여줬다. 거칠게 소연(김민경)을 밀치면서도 실제로는 안다치게 하기 위해 더 힘을 줬고, 이에 촬영 이후 온몸에 피멍이 들기도 했다.

"성철 캐릭터가, 살인을 즐기는 사람이라서 그런 점이 좀 힘들었어요. 관객 분들이 봤을 때 악역을 생각하면 두 가지인데, 영화 내에서 그 사람의 사연을 보여줘서 이해를 시키든지 아니면 그냥 악당이니까 이해하고 봐야하는 경우죠. '함정' 속 성철은 이유가 있지만 친절하지 않게 잠깐 나왔고 관객들이 추리하면서 볼 수 있게 했어요."

마동석은 앞서 다양한 수식어에 이어 최근 영화 '베테랑'에서 강렬한 카메오로 출연해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라는 어록을 남겼다. 이어 '함정'을 통해 어떤 수식어를 갖고 싶은지 묻자 가만히 생각에 잠기더니 "초록동석', '닭동석'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산 속에 사는 캐릭터니까 '초록동석'도 좋을 것 같고 '들꽃동석', '산의 달인', '섬의 주인' 등 많을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일부러 친근한 캐릭터를 했다가 악역을 하는 것은 아니고 개봉이나 방송 시기가 조정되면서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이번에 악역으로 선보이게 됐는데 많은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네요."

형사와 조폭, 살인자 등 다양한 캐릭터를 해내며 작품에서 감칠맛을 제대로 살리는 마동석은 대세남이라는 말에 대해 "여성 팬들이 좀 생겼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것도 메뚜기 한 철아니겠나"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마동석.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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