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천만 기획②] 류승완 천만 뒤엔 강혜정이 있었다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유’와 ‘강’이 만나 외유내강이 됐다. 류승완 감독(42) 영화 크레딧에서 볼 수 있던 제작사 외유내강의 이름은 이렇게 시작됐다. 바깥사람 류승완의 유, 안사람 강혜정(45)의 강이 합쳐져 비로소 하나가 됐다.

외유내강은 올해 창립 10주년을 기념할 만한 역대 사건을 겪었다. 영화 ‘베테랑’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 외유내강 그리고 대표인 강혜정 그리고 메가폰을 잡은 류승완 감독 모두에게 즐거운 첫 경험이다.

천만 돌파 뒤에는 집에서도 밖에서도 류승완 감독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가 있었다. 류승완 감독이 꼽는 강혜정 대표의 장점은 감독을 존중하는 제작자라는 것. 음지에서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내는 조력자가 바로 강혜정 대표다.

실제 강혜정 대표는 철저히 감독의 영역을 존중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때문에 류승완 감독은 제작사의 간섭 없이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것이 가능했다. 류승완 감독 역시 제작자와 약속한 예산과 스케줄을 철저히 지키려 노력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과거 강혜정 대표는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부부가 함께 영화 일을 한다는 것은 “함께 식당을 하는 것이나 포장마차를 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진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꽁냥꽁냥 영화를 만들어 무려 천만의 관객이 자신들의 영화를 보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 1993년 독립영화협회 워크숍에서 ‘천만 부부’의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워크숍에 강혜정 대표가 참석했고, 류승완 감독은 조교였다. 워크숍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한 두 사람은 1997년 결혼, 슬하에 1녀 2남을 둔 부부가 됐다.

류승완-강혜정 부부는 2005년 외유내강을 설립한 뒤 '짝패'(2006),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이하 ‘다찌마와리’, 2008), '부당거래'(2010, 필름트레인과 공동 제작), '해결사'(2010), '베를린'(2013)을 제작했고 올해 ‘베테랑’을 내놨다. ‘다찌마와리’로는 흥행 참패도 맛봤다. 여기에 강 대표의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일과 개인적 문제가 연이어 왔고, 2009년 외유내강 사무실을 정리해야 했다. 패닉상태에도 빠졌지만 류승완 감독과 강혜정 대표가 다시 손잡고 만든 영화 ‘베를린’이 716만명을 동원했다. 다음 작품인 ‘베테랑’은 천만 관객을 넘겼다. 진폭이 큰 인생의 그래프가 외유내강에 오롯이 담겨 있는 셈.

고난을 딛고 천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새로 쓴 류승완 감독과 강혜정 대표의 차기작은 바로 ‘군함도’다. 군함도를 배경으로 강제징용자들을 탈출시키는 내용을 그리며 내년 상반기 크랭크인 될 예정이다.

[류승완 감독과 강혜정 대표(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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