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외법권' 임은경 "11년 공백기, 질풍노도의 시기 보냈어요" (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매체 노출이 안 되다 보니 쉰 줄 아셨던 분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한국 드라마에 캐스팅 돼 중국에서 촬영을 하다가 잘 안 돼서 돌아오고 그랬어요. 중간에 매체 노출이 안 된 것뿐이지 계속 일을 하고 있었죠.”

배우 임은경이 오랜만에 관객 앞에 섰다.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이다. 그동안 ‘TTL 소녀’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임은경이 ‘치외법권’으로 돌아온 만큼 임은경에게도, ‘치외법권’에게도 눈길이 쏠렸다.

“저는 언론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봤어요. 웃기는 장면, 빵빵 터지는 장면을 재미있게 봤죠. 제가 시나리오를 보긴 했지만 특유의 코믹 연기들이 웃기더라고요.”

‘치외법권’은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프로파일러 정진(임창정)과 여자에 미친 강력계 형사 유민(최다니엘) 콤비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 하며 법 위에 군림하는 범죄조직 보스를 잡기 위해 무법수사팀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통쾌한 코믹 액션극이다. 임은경이 실종된 동생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언니 은정 역을 맡아 ‘치외법권’의 드라마를 책임진다.

“좋은 기회가 오다 보니 놓칠 수 없었죠. 좋은 선배님들도 계셨고, 은정이라는 역할도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한 번 도전해서 관객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초반 임은경이 캐스팅됐을 당시보다 영화 속 비중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는 논외였다. 분량의 유무보다 캐릭터가 더 중요했고,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난다는 게 더 의미 있었다. 오랜만에 촬영인 만큼 긴장은 당연지사. 긴장을 했던 첫 촬영은 편집이 됐다. 3~4번 NG를 냈다며 웃음지은 임은경은 시간이 지나니 예전 기억들이 되살아났는지 탄력이 붙었다고 털어놨다.

“현장 분위기도 전과 같을 텐데 왠지 제가 느끼기에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았어요. 스스로 도태된 건 아닐까 생각도 했죠. 예전에는 촬영할 때 스태프 분들과 서먹서먹한 것도 있었어요. 낯을 많이 가리다 보니 먼저 다가가는 것도 어려웠고, 대화를 많이 못 나누다 보니 친밀감이 적었어요. 이번 작품을 하며 좋은 분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먼저 나서서 이야기도 하고 궁금한 것도 물어보다 보니 오히려 현장이 편해졌어요. 이렇게 즐겁고 편한 현장이었는데 여태까지 왜 그렇게 못했을까 아쉬움이 들었어요.”

이제는 현장이 조금 더 편해졌다는 임은경. 쉬는 동안의 경험들도 그를 변화시켰다. “4~5개월 정도는 중국에 드라마 촬영 때문에 있었고 나머지 시간은 질풍노도의 시기”였다고 말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었지만 이를 이겨냈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지만 2~3시간 밖에 숙면을 취할 수 없던 와중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얼굴을 보고는 ‘넌 왜 그러고 있는 거니?’라고 스스로 반문하게 됐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아무리 그래도 너도 사람이고 뭔가 할 수 있을 텐데 가만히 있으면 안 되지 않겠니’라고 타이르게 됐다. 그 다음부터는 더 웃으려 노력했다. 지인들의 ‘시간이 더딜 뿐이지 천천히 가면 돼’라는 말도 큰 힘이 됐다.

“질풍노도의 시기가 너무 늦게 왔던 것 같아요. 빨리 왔어야 했는데. (웃음) 어린 나이에 데뷔하다 보니 연예계 생활을 잘 모르고 시작했던 게 문제였던 것 같아요. 알고 시작했다면 어려움이나 힘든 점들이 있을 때 극복하고 일어날 수 있었을 텐데 정신없이 일만 하고 바쁘게 지내다 보니 그럴 틈이 없었던 것 같아요. 쉬는 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왜 이렇게 됐을까. 이 길이 나의 길인가. 내가 계속 해야 하나’ 그런 생각들을 많이 했죠. 사람들을 만나면서 도와주는 분들, 지켜주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나를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치외법권’으로 국내 활동에 시동을 건 임은경은 앞으로 더 자주 대중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역할들에 대한 욕심도 내게 됐다. 실제 성격처럼 털털하고 붙임성 있는 모습도, 친근한 이미지도 내보이고 싶다고. 그동안 자주 선보여 온 어려운 처지의 캐릭터 외에 부잣집 딸 역할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며 배시시 웃었다.

“‘TTL 소녀’, ‘신비소녀’ 그렇게 생각하셨던 분들이 배우 임은경으로서 노력하고 있구나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큰 역할이든 작은 역할이든 배우 임은경으로서 꾸준하게 인사드리고 싶어요.”

[배우 임은경.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