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사시' 하지원 "실제 나를 낯설어 하다니…다시 돌아봤죠" (인터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실제 나를 낯설어 하다니…다시 돌아봤죠"

대중은 자신들이 스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극중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면 참 알다가도 모를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배우들이 태반이다. 배우 하지원도 그렇다. 오랫동안 그녀의 연기를 지켜본 대중은 그녀가 어떨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갖고 있다.

그러나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극본 정도윤 이하나 연출 조수원, 이하 '너사시') 속 하지원은 그런 기준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무거운 분위기를 버리고 상큼 발랄해졌다. 사실 이게 진짜 그녀의 본 모습이다.

하지원의 본 모습은 '너사시'보다 앞서 방송됐던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언니랑 고고'를 통해 먼저 드러났다. 친언니 전유경 씨와 남프랑스의 그라스로 여행을 떠나 현지에 있는 집에 직접 살며 현지인으로서의 삶을 그대로 살아보는 새로운 개념의 리얼리티 예능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당시 하지원은 24시간 도는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진짜 민낯을 드러낸 것. 이후 '너사시'에서도 그의 본모습은 그대로 이어졌다.

하지원은 "'언니랑 고고'에서는 제작진과 딜을 했다"며 웃었다. 그는 "카메라가 24시간 도는걸 모르고 신났었는데 비행기 타고 그걸 알게돼 제작진과 나름 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전 성격상 불편하고 하기 싫은건 잘 못해요. 근데 10일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그냥 버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PD님께 '그럼 저 그냥 제가 하고싶은거 있는 그대로 다 할테니까 편집을 재밌게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딜을 했어요. 그렇게 해서 세수를 안한 모습도 나가고 장난 어린 모습도 많이 나왔어요. 사실 언니 챙기느라 부담감도 못 느꼈어요.(웃음) 언니는 카메라 앞이 처음이라 많이 챙겨줬죠. 언니랑 너무 친해졌어요. '가족인데도 몰랐던 게 이렇게 많다니' 놀랐고, 가족들과 또 여행을 가고싶어요."

함께 여행을 갔던 언니를 비롯 다른 가족들과도 각별한 사이이기 때문에 '너사시' 속 가족들과의 연기도 어렵지 않았다. 오하나는 아빠, 엄마, 남동생과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기에 하지원 역시 실제 가족 생각도 많이 났다.

하지원은 "'너사시' 하면서 진짜 우리 가족이 그립기도 했다"며 "특히 극중에서처럼 실제로도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서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엄마랑 매일 보는데도 엄마는 양손을 흔들면서 '어~ 지원~' 이렇게 인사하고 안아주세요. 엄마한텐 비밀이 없고 좋은 친구 같아요. '너사시' 속 엄마도 저희 엄마랑 비슷한 느낌들이 있었어요. 엄마랑 집에서 레몬 소주 한 잔 마실 때도 많아요. 엄마가 안주 만들어 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되게 좋아요. 그렇다 보니까 '너사시'에서도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것 같아요."

익숙한 분위기 속에서 편하게 연기하다 보니 실제 자신을 더 내려놓을 수도 있었다. 자신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창피하고 쑥스러울 수 있지만 실제 자신을 보여주는 순간들을 과감하게 즐겼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시청자는 조금 다르게 느끼기도 했다. 드라마를 통해 하지원의 가벼운 모습을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낯설게 느끼기도 한 것.

"어떤 시청자들은 저의 가벼운 모습들을 낯설어 하시더라고요. '아, 내가 그동안 세고 강한 걸 많이 했구나' 싶었죠. 원래의 나를 낯설어 하다니.. 하하. 저를 돌아봤어요. 원래의 나를 낯설어 한다는 게 재밌으면서도 또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시청자들 반응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 하지원은 드라마 종영후엔 더 많은 시간을 자신에 대한 생각으로 보내려 한다.

"드라마가 끝나고 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좋아요. 그럴 시간이 있으니까. 나름 재밌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드라마가 끝나고나면 심란한걸 즐기기도 했어요. 센치한걸 더 즐기는 거 있잖아요.(웃음) 나름 그게 또 매력이 있더라고요. '오늘 왜 이렇게 센치해'가 아니고 이 센치함을 더 즐기려 하고 음악 틀고 생각하는 것, 그 자체가 좋은 것 같아요."

한편 하지원은 휴식기를 가진 뒤 오는 9월부터 영화 '목숨 건 연애'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배우 하지원.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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